"쪼개서 해체한다고 작은 정부 되나?"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08.01.16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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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회수 한중해양과학硏 소장, 해수부 해체 인수위案 비판

해양수산부를 비롯한 5개 부처 폐지를 골자로 한 정부조직 개편안이 확정된 가운데, 이에 대한 강도높은 비판이 제기됐다.

중국 청도의 한·중 해양과학 공동연구센터 정회수 소장은 지난 15일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해양수산부 해체는 개수로만 작은 정부가 될 뿐"이라며 "분산된 해양행정체계가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주장은 논의의 가치마저 없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정 소장은 분산된 중국의 해양 행정체계를 반면교사의 사례로 들었다. 그는 "이른바 '섭해오룡'(攝海五龍, 바다를 몰아잡는 다섯 마리 용)으로 불리는 중국의 해사국·어정국·해양국·해상치안부서들은 중복업무 수행의 전형"이라며 "이는 한국에서 해양수산부가 출범하던 10년 전 겪었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정 소장은 "집이 분가해도 주방·거실 등 갖춰야 할 것은 다 갖춰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해양수산부 해체는 실제로는 더 큰 정부이자 '비만정부'를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지난 10여년 간 해양수산부는 항만물류·수산 기능의 통폐합과 민영화, 해양정책기능 강화 등 과정을 통해 건강한 신체로 변모해왔다"며 "중국 해양인들이 '한국의 선진화된 통합 해양행정체계를 벤치마킹하자며 통합을 추진하는 마당에 한국에서 해수부 폐지하자는 안이 나오니 참으로 난감하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주변국의 해양관리 강화에 대응, 해양 개발과 보전의 균형, 엑스포의 성공적 추진, 미국의 해양·대기 기능통합 벤치마킹, 그리고 신해양산업 창출을 통해, 해양수산부는 더욱 강건한 모습으로 태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 다음은 정 소장의 게시문 전문.

따뜻한 올 겨울이 될 거라던 기상청 예보, 겁나는 난방비, 비싼 겨울옷을 걱정하는 박봉의 필자에게 희망이었다. 그런데 올겨울은 유난히도 춥고 눈도 많다.


원망스럽다. 석유 값도 엄청 오른다는데... 물론 이러한 기상예보를 이해는 한다. 지구온난화라는 나도 아는 총론적 상식이 관련 있다니까.

이 추운 겨울, 한국 해양수산부 폐지 논란은 해양인의 가슴을 더욱 시리게 한다. 물론 이러한 폐지 주장을 이해는 한다. 작고 효율적인 정부 구현이라는 나도 아는 총론적 상식이 목적이라니까.



그렇다면, 정치적인 이야기 다 빼고, 해양부가 수산청, 항만청 등으로 다시 쪼개진다면, 과연 작아지고 효율적이 될까?

분산된 중국의 해양행정체계가 논란의 반면교사다. 섭해오룡으로 대변되는 중국의 해사국, 어정국, 해양국, 해상치안 등의 업무, 한국해양수산부가 출범하던 10년 전 겪었던, 바로 그 “중복 업무 수행”의 전형이다. 다 아는 이야기다. 집이 분가해도 주방, 거실 등 갖출 것은 다 갖추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해양수산부 해체, 개수로만 작은 정부가 될 뿐, 실제로는 큰 정부, 비만의 정부를 만드는 것이다. 분산된 해양행정체계가 더 효율적일 수도 있다는 주장? 논의의 가치마저 없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어찌하면 군살을 뺄 것인가를 논해야 한다. 총론적 상식에 근거한 피상적 접근은 선무당에 비유될 수 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거나 과거로의 회귀 또한 경계해야 한다. 미시적 관점의 조직 진단과 중복된 기능의 통폐합, 민영화 등이 해답이다.

그것이 바로 작고 효율적인 정부 구현을 위해 진짜로 살을 빼는 방법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해양수산부는 항만물류?수산 기능의 통폐합과 민영화, 해양 정책기능의 강화 등을 통해 건강한 신체로 변모해 왔다. 물론 그러한 단련의 과정에서 지치고 힘들다는 내부의 아우성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국의 해양관리 강화에 대응, 해양 개발과 보전의 균형, 엑스포의 성공적 추진, 미국의 해양·대기 기능통합 벤치마킹, 그리고 신해양산업 창출 등등등을 통해, 해양수산부는 더욱 강건한 모습으로 태어나야 한다.

중국의 해양인들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한국의 선진화된 통합 해양행정체계를 벤치마킹해서 중국에서도 해양행정체계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데, 갑자기 한국에서 해양수산부를 폐지한다고 하니, 참으로 난감하다고...

잊지 말아야 할 단어들, 독도·이어도, 허베이호·경신호, 진성호, 말라카이트, 납 꽃게, 부산·광양·양산항, 여수 엑스포, 바다골재, 새만금·시화호·서천 간척, 해양투기, 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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