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밖에 달리 지난 대선에서 보여주신 국민의 뜻에 따르는 방법이 없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 의원은 "정치를 하며 알게 모르게 몸에 밴 오만을 떨쳐내고 정치적 상상력과 열정이 되살아나기를 기다린다"며 "국회의원을 한 번만 하겠다는 가족과의 약속을 할때부터 나름대로 간구하며 준비해 온 일들을 보다 구체적으로 실천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의원은 총선 불출마가 정계 은퇴는 아니라고 못박았다. 이에 앞으로 행보를 둘러싸고 다양한 추측이 나온다.
◇인수위 러브콜? 아니면 서울시장?= 그의 거취가 주목받는 첫번째 이유는 현대자동차 사장, 현대카드·현대캐피탈 회장 등을 지낸 경력 때문. 현대그룹의 CEO 출신이란 점에서 이명박 당선인과 공통분모가 있다. 연배로는 이 당선인이 선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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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이 당선인측에서 적극적으로 이 의원을 영입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당선인이 CEO형 인사를 선호하는 데다 경제인으로 정치에 입문해 기존 정치권에서 '왕따'를 당했던 경험까지 두 사람이 똑같다.
현재로선 이계안 의원이 'MB맨'이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아니라 열린우리당을 택해 출마했을 정도로 "정치적으로 가는 길이 다르다"는 것.
서울시장에 도전했던 경력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 의원은 지난 2006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강금실 전 장관과 열린우리당 경선에서 경합했으며 강 전 장관에게 후보 자리를 내준 뒤엔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서울시장 출마설이 나도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의 주변에선 "정치적 휴식기를 가진 뒤 서울시장에 재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있다. CEO 출신인데다 '일 욕심'도 여전하다는 평이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가 신학을 공부할 거란 얘기도 흘러나온다. 기자회견문에서 밝힌 "나름대로 간구하며 준비해 온 일"이 바로 신학에 대한 관심을 뜻한다는 해석이다.
창조한국당 입당설도 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초반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당시 유한킴벌리 사장)를 지지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다른 정당으로 입당은) 생각해본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의원의 탈당으로 신당 의석 수는 138석이 됐다.
다음은 이계안 의원과 일문일답
-손학규 대표에게 말했나
▶예의가 아닐지 모르지만 말씀드리지 않았다.
-손 대표 체제에 불만은 없나
▶그걸 말할 계제는 아니다. 지난번에도 몇몇 초선들이 의견을 낸 적 있고 민주적으로 다 (해소가 됐기 때문에) 특별히 말씀드릴 것은 없다. 손 대표가 당을 수습해서 잘 해주시면 좋지 않겠나.
-정계은퇴인가 단지 총선 불출마인가
▶나는 정치인이다. 정치인에게 정치를 그만두라 할 수 있는 건 자연의 힘(사망)말고는 그렇게 못한다. 제가 오늘 죽는 것도 아니다. 정치 (계속) 하겠다.
-다른 정당 입당은
▶생각해본 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