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구원투수' 삼성 출신 회장영입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08.01.13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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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 주가 하락으로 위기감 확산...손욱 삼성SDI 상담역 영입

실적 악화과 그에 따른 주가 하락 등으로 위기에 놓인 농심 (399,000원 ▼21,500 -5.11%)이 손욱 삼성SDI (431,000원 ▼10,500 -2.38%) 상담역(63)을 대표이사 회장으로 영입했다.

농심 관계자는 "이상윤 현 사장이 퇴임의사를 밝힌데다 경영 변화를 줘야 할 필요를 느껴 손욱 상담역을 대표이사로 영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손 회장의 직함은 회장이지만 그룹 경영은 여전히 신춘호 회장이 총괄하고 손 회장은 농심의 대표이사 직책만 수행하게 된다.

그는 14일 공식 취임식을 통해 농심 대표로 취임할 예정으로, 1967년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1975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30년 넘게 삼성에서 근무해왔다.



농심은 회사 존폐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조직 혁신의 전문가인 손 회장 영입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의 간판계열인 농심은 최근 5년동안 지난 2004년 1조6450억원의 매출을 정점으로 하향곡선을 그려와 2006년 1조5818억원으로 내려앉았고 순이익도 2004년 1285억원에서 2006년 1128억원으로 10% 이상 급감했다.

최근 실적인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이익만 봐도 767억원으로 전년동기 940억원에 크게 못미쳤다.


이에 따라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해 1년 사이 주가는 반토막이 났다. 2005년 30만원대를 돌파했지만 2006년 하반기부터 하락세로 급반전, 10만원대로 떨어졌다. 증권사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줄곳 목표가를 하향조정했다. 실적 개선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신라면 이후 이렇다할 히트상품을 내지 못한데다 신라면 자체도 웰빙 문화 확산으로 판매량에 예전 수준을 밑돈 게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업게에 따르면 2006년 전체 매출 중 신라면에서만 올린 매출이 28%인 4500억원선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면의 유해성 논란이 나올 때마다 그룹 전체가 휘청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를 극복하고자 농심은 라면을 비롯한 제품 전반을 대상으로 웰빙 식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등 환골탈태를 시도하고 있다. 이를 주도하는 기관으로 농심 본사 옆에 농심 R&BD(Reserch & Business Development)센터를 건립했다.

신춘호 회장은 이곳을 지으면서 손 회장에게 자문을 받다가 그의 해박한 경험과 열정에 감명받아 영입하기로 결정했다고 알려졌다.

농심 관계자는 "손욱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삼성SDI의 프로세스 혁신을 주도하고 1999년부터 5년간 삼성종합기술원 원장을 지낸 이후 2004년에는 삼성인력개발원 원장을 진내는 등 조직 혁신과 운영에서 상당한 노하우를 갖고 있어 영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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