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관광 앞장 '병원 3두마차'의 비법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2008.01.10 09:42
글자크기
의료관광에 대한 병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형종합병원부터 1차의료기관에 이르기까지 나름의 경쟁력을 활용, 적극 나서고 있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많은 환자를 유치한 병원은 청심국제병원과 자생한방병원, 아름다운나라피부과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심국제병원은 지난 한해동안 2만2000명의 해외환자를 유치했으며, 자생한방병원은 2600명, 아름다운나라 피부과는 1000여명을 유치했다.



이들 3개 병원은 지난해말 보건복지부로부터 해외유치 성과로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소문만 무성할뿐 아직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지 않는 현실에서 한국을 의료관광의 허브로 만들고자 동분서주하는 이들 의료기관의 움직임을 살펴봤다.

청심국제병원은 이름에서부터 차별성이 드러난다. 지난 2003년 7월 청심병원, 청심한방병원으로 개원한 이 곳은 2006년 명칭변경 승인을 얻는데 성공, 청심국제병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국내에서 유일한 외국인환자 전문병원이다. '국제'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외국환자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선지 5개월만에 1만8000명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1월 해외환자유치를 위한 '대외협력부'를 설치한 병원은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3월에는 외국인 원정출산으로 700번째 아이가 태어나기도 했다.

청심국제병원은 '국제병원'이 아니었다면 국내에서 살아남기 상당히 열악한 조건이다. 우선 경기도 가평군에 위치해 있어 지리적 접근성이 떨어진다. 병원 관계자는 "서울에서 3시간 남짓 걸리는 지역적 한계는 환자유입은 물론 우수의료진 수급에 있어서도 절대적 약점으로 작용했을 것임이 분명하다"며 "이는 직원 및 의료진의 자신감 결여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타겟을 분명히했고, 지금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해외환자를 유치하는 병원으로 성장했다. 청심국제병원의 가장 큰 경쟁력은 구성원에 있다. 병원은 외국어에 능한 국내의료진을 육성하는데에서 그치지 않고 우수한 해외의료진을 직접 발굴해 채용하고 있다. 직원들도 1개 이상의 외국어를 의무적으로 교육받고 있으며, 자격시험에도 응시해야 한다.


4년간 다져온 인프라도 만만치 않다. 해외환자들의 현지 진료를 원할하게 해주기 위해 국가별 의무기록발행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국가별 공보험 및 사보험 청구를 위한 행정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검사 및 진료결과를 영상과 함께 번역해 CD로 제공하기도 한다.

마케팅에는 한국에 거주하는 일본간호사 조직인 ICS(International Total Health Care Service)의 도움을 많이 얻고 있다. ICS와 제휴를 맺고 이곳을 통해 의료서비스를 받고자하는 환자들을 유치하고 있는 것이다. ICS는 한국의료기관과 협력해 해외환자에 총체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간단체다. 의료인 지원은 물론 통역부터 간병, 행정 및 기타보험서비스까지 제공한다. 국내에서만 6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시설인프라도 섬세하다. 국내 최초로 일본인 전문병동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문화를 전하기위한 영화관과 노래방을 설치해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매년 다국적 환자들의 만족을 위한 음식 품평회도 개최한다. 원내 사물놀이 등 동호회를 운영하며 환자들에게 한국의 전통문화도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관광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자체 해상보트 및 선착장도 보유하고 있으며, 국가 별 문화특성을 고려한 패키지상품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워싱턴타임즈, UPI통신, 내셔널위클리, 울티마스노티씨아스, 월드앤아이, 인사이드, 티엠포스, 더 알보르 등 해외언론과 브리지포트대학교, 뉴욕커호텔, 센트럴시티, 메리어트호텔, 용평리조트, 유니버셜발레단 등과 맺고 있는 네트워크도 큰 장점이다. 일본 동경 일심종합병원과는 환자교류협약을 맺고 있으며, 일본 AIU보험사와 제휴를 맺고 공동으로 상품개발까지 진행하고 있다.

자생한방병원은 2006년 인터내셔널 클리닉을 개설 한 후 본격적으로 해외환자 유치에 나섰다. 골관절과 허리디스크 전문병원으로 주로 일본과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환자들을 유치하고 있다. 마케팅은 주로 언론홍보나 이벤트를 활용하고 있었다. 포털사이트를 통한 광고와 해외 박람회 출전도 할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체험행사를 통해 병원의 강점을 알리는데에도 적극적이다. 대만 의료 및 미용업계는 물론 싱가폴 보건복지부장관, 중국간호협회, 카자흐스탄여행사, 미국의사방문단 등을 초청해 병원을 소개했다. 말레이시아와 브라질, 독일, 멕시코 등 주한 외국대사 20여명을 치료해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인터내셔널 클리닉에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 독일어가 가능한 의료진과 영어, 일본어 1:1 전담 진료 코디네이터가 배치되어 있으며, 외국인 호텔 예약에서 귀국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엔 미국 LA지역에 분원도 설립할 예정이다.

오스트리아 의사를 채용, 영어권환자를 위한 건강칼럼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고 있으며, 국제의료지원팀에 일본인을 채용해 대 일본 홍보역량을 강화했다.

병원 관계자는 "지난해 초석을 다진 만큼 올해엔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라며 "마닐라와 일본에서 열리는 박람회에 참석하는 등 현지에서 해외환자들과 만나는 기회를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아름다운나라피부과는 1차의료기관의 전형을 따르고 있다. 거창한 인프라를 만들기보다는 현지 포털사이트와 언론매체를 활용, 환자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주요 전략은 다녀간 환자들을 다시찾게하는 것. 찾는 해외환자의 90%가 일본인인 만큼 일본어가 가능한 직원 7명을 상시 대기시키며 방문할 경우 병원에 들어선 순간부터 나갈때까지 지속적으로 따라다니며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 코디네이터는 고국에 돌아가도 꾸준히 환자들과 연락하며 사후관리를 도와준다. 콜센터에도 일본어가 가능한 직원이 근무해 예약 및 상담하고 있다.

아름다운나라피부과 관계자는 "해외환자 중 50%가 재진일만큼 입소문 효과를 누리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해마다 환자가 30%씩 증가하는 결과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