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亞 의료관광 허브 가능성 있다"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2007.12.03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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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료관광 전문가로 구성된 한국의료 체험단

"동남아, 특히 싱가폴과 비교해 뒤지지 않는다고 봅니다. 체계적인 의료관광 시스템만 만든다면 아시아 의료관광 허브로 충분히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달 26일 미국에서 특별한 손님들이 입국했다. 국제의료서비스협의회(회장 우제홍 인하대병원장)의 초청으로 미국 의료관광을 주도하는 보험사, 에이전시, 온라인정보뱅크, 지역방송국 관계자들이 한국을 방문한 것이다.



이번에 내한한 미국 의료관광 전문가들은 의료관광 에이전시인 메디컬투어인터내셔널 CEO인 스테파니 설저(Stephanie Sulger) 대표, 의료관광 관련 온라인 포털사이트 ‘메드트립인포(MedTripInfo)’를 운영하고 있는 데이비드 윌리암스(David Williams) 대표, 보험회사 블루크로스블루쉴드 오스 사우스캘리포니아(BlueCross BlueShield of South Carolina)의 데이비드바우처(David Boucher) 부사장 등이다.

이들은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5일동안 경희의료원을 비롯, 예송이비인후과, 우리들병원, 좋은강안병원, 파크사이드재활의학병원, 순천향대부천병원, 아주대의료원 등을 둘러보고 의료서비스를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머니투데이는 지난주말 스테파니 설저와 데이비드 윌리암스씨와 만나 체험단의 눈에 비친 한국 의료서비스에 대해 알아봤다.



"한국, 亞 의료관광 허브 가능성 있다"


체험단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들이 접한 한국의 의료 인프라에 대해 일단 '합격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들은 “아시아 다른 나라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스타트가 조금 늦었을 뿐이라는 것. 시설과 장비는 물론 환자 안전 같은 예민한 부분까지 세심하게 고려되고 있는 부분은 큰 점수를 받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스테파니 솔저 대표(사진 왼쪽)는 “스태프들이 환자를 대하는 태도에서 열과 성의가 느껴졌다”며 “애써 잘보이려고 하는 것은 눈에 보이기 마련인데 성의있으면서도 솔직하게 대해주는 것 같아 인상깊었다”고 말했다. 시설이나 장비, 의료수준에 있어서도 여타 동남아국가들 보다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의료수준도 상당하고 도시도 깨끗한데다 정치적으로도 안정돼 있어 조건은 좋은 편”이라며 “좋은 재료들은 갖춰진 만큼 이것들을 어떻게 믹스하느냐가 숙제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亞 의료관광 허브 가능성 있다"
아시아지역 의료관광을 선도하고 있다고 일컬어지는 일부 나라의 의료수준과 관련, “뻥튀기가 심하다”고 지적도 나왔다. 데이비드 윌리암스 대표(사진 오른쪽)는 “싱가폴에 말레이시아 환자가 가고, 말레이시아에 인도네시아 환자가 가는 것이 의료관광이라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미국환자 유치만 놓고 본다면 동남아 국가보다는 오히려 멕시코나 브라질 등 남미국가가 경쟁상대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전체의사 중 25%가 외국인 의사일 정도로 현재 많은 외국인 의사들이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만큼 국적이 다른 의사들에 대한 거부감은 의외로 적다”며 "이는 한국에 기회요인"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인도의사는 6만여명에 이른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들은 보다 빠르게 높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집중화와 특성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국만의 틈새시장을 만들어 접근한다면 다른나라를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데이비드 대표는 “척추수술만 전문으로 하는 우리들병원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며 “미국인들이 비만으로 허리나 무릎질환이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충분히 경쟁력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목소리만을 전문으로 케어하는 예송이비인후과나 파크사이드재활의학병원에 대해서도 호평했다. 그는 “이들의 인프라 수준은 미국과 견줄 수준 정도”라고 강조했다.

체험단에 따르면 매년 50만명 정도의 미국인이 진료를 받기 위해 해외로 떠난다. 하지만 그중 대부분은 진료받으러가는 나라에 친척이 있거나, 그곳이 고향이거나, 여행을 겸하기 위한 경우라는 설명이다. 의료관광과 관련한 시장은 크지만 아직 진료만을 목적으로 연고 없는 타국에 발을 들일 정도로 일반화돼있지 않다는 의미다.

미국은 한 해 의료비에만 지출하는 금액이 대략 2000조원에 이를 만큼 의료관광에 있어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나라다. 미국은 진료비는 비싸고 사보험 중심이라 비보험자가 많기 때문이다. 또 보험에 들었다하더라도 보험료가 싼 상품은 보상범위가 턱없이 좁아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는 환자들이 많다. 실제로 한국의 진료비용은 미국의 20~25% 정도다. 태국이나 싱가포르보다는 비슷하거나 싸지만, 인도보다는 비싼 수준이다.

그들은 의료관광의 활성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으로 의사와 의료기관에 대한 신뢰를 꼽았다. 그리고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의사와 간호사의 솔직하고 친절한 태도가 바탕이 돼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한국이 먼저 시작한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강점을 가질 수 있는 분야가 이 부분이라는 언급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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