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이유를 찾아보다 날씨도 안몫을 하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두꺼운 모직 코트에 촘촘이 감아 맨 목도리, 날렵한 디자인의 검은 가죽 장갑, 허연 입김을 내뿜으며 어디론가 향하는 빠른 발걸음. 겨울 풍경이다.
그런데 올 겨울은 도무지 겨울 맛이 나지 않는다고들 한다. 그래서인가. 거리에서 혹은 찻집에서 마음만으로도 따뜻한 기운을 서로에게 나눠주는 연인의 모습이 뜸하다.
백화점업계의 한 관계자는 "겨울다운 겨울에 시즌 상품이 시즌 상품으로서 가치가 더해 매출로 이어지는 데 올해는 사정이 여의치 않아 얼마만큼의 매출이 발생할 지 알 수가 없다"고 걱정스레 말했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앙드레김 디자인을 대체할 새로운 디자인의 에어컨을 2008년 신상품으로 내놓 계획이다. LG전자는 꽃ㆍ문양ㆍ스와로브스키 등 자연 소재를 대체하는 디자인을 선보인다.
전자업계는 지난해 여름 사상 최대의 에어컨 특수를 누린만큼 수요가 지난해에 못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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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하이마트의 경우 지난해 1월15일부터 3월18일까지 에어컨 예약판매에서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70%가 급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에어컨 마케팅 화두는 기능성보다는 디자인이 될 전망이다. 업계는 저마다 럭셔리한 디자인의, 프리미엄급 고가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어차피 기능이라는 게 거기에서 거기일 거라고 보고 디자인 비용도 아깝다고 생각되는 알뜰 쇼핑족이라면 온라인쇼핑몰을 적극 활용하면 좋다.
옥션에서 하이얼의 경우 벽걸이형 32.5㎡(10평) 면적용(HSU-DV101H01) 제품이 64만5000원에 팔리고 있다. 비슷한 사양의 국산 유명 브랜드 제품이 120만원대에 팔리는 것을 보면 거의 절반값에 가깝다. 물론 저가를 무기로 하는 인터넷장터인 이유가 가장 크다.
또 대형 업소에서 쓰는 529㎡(160평) 면적용 전기식 냉난방기(LG전자 LP-X5803S)의 경우 시중에서 800만원 가량 하던 가격이 748만원으로 뚝 떨어졌다.
면적 99㎡(30평) 전후의 가정 또는 사무실에서 이용할 수 있는 에어컨은 160~180만원대까지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신세계 (154,900원 ▼1,300 -0.83%) 백화점 관계자는 "올해 예약판매될 에어컨은 고급스럽고 깔끔한 디자인의 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고가에 책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