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소아과학회 "감기약, 달라질 것 없다"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2008.01.02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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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소아과학회는 식약청의 영아 감기약 사용 제한과 함께 불거진 논란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다음은 논란과 관련, 대표적인 의문에 대한 학회의 답변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문; 식약청이 의약품표준제조기준 중 비처방 감기약(일반의약품) 의 1세 미만 또는 2세 미만의 용법 용량을 삭제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답 ; 영유아에 대한 투약은 신중해야 한다. 특히 과량 투약은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의약품은 국민들이 임의로 사서 복용할 수 있는 만큼 용량 안내문을 삭제한 것은 과다복용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다만 이번 식약청의 개정안은 미국 FDA의 권고사항과 달리 2세 미만만을 대상으로 하고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미국 FDA는 슈도에페드린, 염산페닐에프린이 포함된 비처방 종합감기약의 경우 2세 미만, 말레인산브롬페니라민, 말레인산클로르페니라민, 염산디펜히드라민이 포함된 일반의약품은 6세 미만 어린이에게 추천하지 말라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일괄적으로 2세 미만으로 통일해 규정한 식약청의 개정안은 오히려 규제가 완화된 측면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세 미만 영유아의 감기약은 의사의 처방을 받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이번 개정안이 국민들의 의료 행태에 변화를 야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대한소아과학회와 일선 소아청소년과에서는 어떤 가이드라인에 따라 감기약을 처방하고 있나?

▶소아청소년과 의사에게 이는 매우 기본적인 사항이다. 한국과 미국의 소아청소년과 교과서에는 개별적으로 소아에 대한 약 처방에 관해 명기하고 있다. 전문의인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은 나이만으로 용량을 계산하지 않는다. 일일이 환아의 체표 면적이나 몸무게를 따져 개별 약의 용량을 정밀하게 정한다.


-소아청소년과 의원이 많지 않은 곳이나 여행지 등 특수상황에서는 어린이가 아플 때 약국에서 감기약을 사서 먹일 텐데, 약품에 용법 용량이 쓰여있지 않으면 불편하고 더 위험하지 않을까?

▶ 더 위험할 수 있는 게 사실이다. 고열이 날 때 해열진통제를 먼저 쓰고 의사를 찾는 것이 나쁜 의료 형태는 아니다.



-감기약 등을 부모가 임의로 용량을 계산해서 어린이에게 먹일 때 건강에 문제가 될 수 있는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증상에 따라 호흡기 알레르기 질환도 동반될 수 있다. 종합감기약은 약이 한 알로 돼 있어도 실제로는 복합성분이어서 다른 종류의 감기약과 함께 먹인다면 일정 성분은 과량 복용될 위험이 있다. 따라서 6개 성분이 포함된 감기약의 경우 일반인의 임의 사용을 제한하는 것은 타당하다.

-어린이에게 가능하면 감기약은 안 먹이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어린이에게 무조건 감기약이 좋지 않다는 것은 근거는 없다.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도 증상 완화를 위하여 감기약은 필요하다. 약이 필요 없을 정도로 증세가 가벼울 경우는 약을 안 먹여도 무방하다. 그러나 어린 젖먹이가 감기에 걸리면 코막힘 등 여러가지 증상이 나타나고 그에 따라 구토나 젖을 안 먹는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단순하게 무조건 약을 안 먹이는 게 좋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개정안 내용은 의료인조차 어린이에게 감기약을 쓰면 안 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이번 개정안은 6개 성분이 복합적으로 함유된, 의사 처방 없이 시중에서 파는 일반감기약에 대한 것으로서,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은 전과 마찬가지로 지식과 경험에 따라 소신껏 영유아와 소아를 진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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