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불씨 美경기 향배는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김은령 기자 2008.01.02 09:45
글자크기

새해 세계경제 점검포인트

지난해 세계 경제를 뒤흔든 것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다. 불씨가 잦아들었지만, 약간의 바람에도 언제든지 세계 경제를 집어 삼킬 수 있는 화마(火魔)로 돌변할 수 있어 세계경제 전반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2000년대 세계 경제의 호황은 저금리에 의한 과잉 유동성을 토대로 이뤄졌다. 하지만 국제 과잉유동성이 조정국면에 들어서며 서브프라임 사태가 발생, 장기화되고 있다. 이는 곧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의 내수경기의 급격한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세계경제성장률 둔화=LG경제연구원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4.4%로 내다봤다. 지난해 5.2%에 비해 0.8%포인트나 낮게 잡은 것. 삼성경제연구소 역시 세계경제가 지난해 3.8%에서 새해 3.5%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치를 내놨다.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야기된 미국 경기 둔화와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주된 이유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세차례 금리인하 등 유동성 공급 정책이 투기자금 확대로 이어져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008년 세계 경제의 성장세는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며 "금융불안, 원자재 가격 상승, 물가 불안 등이 겹치면서 세계경제가 크게 위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올림픽 이후 중국경제=올해 세계경제의 또 하나의 변수는 중국의 베이징올림픽. 10%이상의 초고속 성장으로 세계 경제 호황의 한 중심에 섰던 중국경제가 베이징올림픽을 기점으로 어떤 방향을 보일지가 관심사다.

올림픽 특수에 힘입어 상반기에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것에 이견이 없지만, 오히려 잔치 이후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일단 성장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겠지만 큰 폭의 하락세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물가 압력과 자금시장 불안 등의 위험요소가 상존하는 만큼 경기가 후퇴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베이징올림픽 이후 중국 경제가 투자심리 위축으로 인해 경착륙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경제가 부진한 상황에서 중국발 위기가 터질 경우 세계경제 성장률이 2%대로 급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 달러화 약세 언제까지=미국 FRB의 금리인하로 촉발된 미국 달러화 약세 기조가 언제까지 지속될까 하는 점도 관심거리다. 약세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위치를 위협받을 수 있다. 작년 달러·유로 환율은 평균 1.4488달러로 달러 가치는 전년대비 8.9% 하락했다. 2006년 달러 가치는 유로화에 10% 약세를 보였었다.

불룸버그통신은 그러나 올해 달러 가치가 유로화에 대해 올해보다 3.4% 상승한 1.4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시아 국부펀드의 미국 자산 매입 열풍에 힘입어 올해 하반기쯤 약세 기조가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스코틀랜드 소재 시장조사업체인 레드타워의 수석 통화 전략가인 게리 셀라야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신용경색으로 값이 폭락한 기업들을 아시아 국부펀드들이 마구 사들이고 있다"며 "미국 경제는 회복력이 뛰어나고 모든 악재를 이겨낼 것으로 예상돼 달러 가치 역시 이를 뒤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