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대 투자 위험 요소는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7.12.25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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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경기침체·해외증시 거품 등 잠재 악재 요인 주목해야

미국의 주택 경기 침체와 이로 인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증가, 신용경색 위기가 2007년 하반기 증시를 강타했다. 전세계 금융시장은 1998년 러시아 디폴트 선언 이후 가장 큰 신용경색에 직면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2003년부터 시작된 강세장이 끝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커졌다.

그러나 최근 기업들의 실적이 다시 개선될 조짐을 보이는 등 낙관론이 증시 안팎에서 솔솔 나오고 있다.



뉴욕 증시도 연말 산타랠리를 개시했고, 중앙은행들도 유동성 공조체제를 구성했다. 국부펀드도 시장에 충분한 실탄을 공급하는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해내고 있다.

소비자들은 신용경색의 틈바구니 속에서 꾸준히 소비를 늘리며 경제가 침체에 빠지는 것을 방어했다.



그러나 올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를 예측하지 못했듯 내년에도 갑작스런 악재가 돌출될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투자자들이 2008년 △ 미국 경기 침체 우려 △ 해외 증시 거품 붕괴 △ 주가가 계속 하락할 위험 △ 애그플레이션 △ 변동성 확대 등 5가지 위험요소를 주목해야한다고 지적했다.

◇ 경기 침체


시장이 가장 주목해야할 위험은 바로 미국의 경기 침체다. 미국의 경기 침체는 기업 실적에 직격탄을 날리고 은행의 부실 자산 청산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무엇보다 미국 경제의 침체는 전세계 경제 침체로 확산된다는 점에서 가장 큰 위협 요인이다.

최근 자료들을 살펴보면 미국 경제가 침체로 빠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견조한 11월 소비지출 지표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주택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거나 고용 증가세가 둔화될 경우 마지막 보루인 소비가 침체되고 이 경우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최근 침체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WSJ의 조사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은 내년 경기 침체 가능성을 38%로 보고 있다.

특히 인플레이션이 치솟음에 따라 연준이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에 나서지 못할 우려도 존재한다.

◇ 해외 증시 거품 붕괴



투자 영역이 확대로 글로벌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미국 투자가들도 해외투자를 대폭 늘렸다. 지난해부터 올해 10월까지 해외 뮤추얼펀드 2730억달러가 순유입됐다. 반면 미국 증시에 투자한 펀드에서는 97억7000만달러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해외 투자를 통해 충분한 수익도 거뒀다.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인도와 중국 지수는 올들어 각각 59.5%, 54.3% 급등했다. 5년간 평균 연 수익률이 40%에 달할 정도였다.

그러나 중국과 인도 증시에 대한 고평가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베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은 상하이종합지수의 주가수익률(PER)이 46.4배에 달하며 인도의 센섹스 지수는 26.4배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만큼 거품 붕괴 위험이 크다는 얘기다.



◇ 주가가 계속 하락할 위험

증시가 바닥을 친 것으로 보고 저가 매수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있지만, 증시가 반등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고 추가적으로 하락할 위험도 있다. 매수 타이밍을 잘 못맞춰 매수한 주식 가격이 계속 떨어지기만 한다면 손실은 커질 수 밖에 없다. 2000년 3월 기술주 거품이 꺼지고 2001~2002년 기술주들의 하락세가 지속될 당시 반등을 꿈꾸고 기술주를 매입했다 큰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이 많았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올들어 급락한 컨트리와이드의 주식을 인수했다 투자금이 20억달러에서 10억달러로 반토막났다.

리처드 번스타인 메릴린치 수석 투자전략가는 "과거 저축대부조합(S&L) 80년대 연쇄 부도 사태가 터졌을 당시 은행주의 바닥 논쟁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이제 바닥이구나 판단하고 급락한 은행주들을 매입했지만, 은행들의 부실 상각이 이어지며 주가는 계속 추락했다"고 지적했다.



◇ 애그플레이션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은 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말한다. 주요 원자재 가격이 사상 최고에서 내리막을 걷고 있음에도 밀, 옥수수, 콩 등 농산물 가격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곡물은 가뭄으로 인한 작황 부진과 바이오 에탄올 수요 급증으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육류 가격도 개도국 소비 급증으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1월 미국의 소비자 식품 가격은 전년동기대비 4.8% 급등하며 11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 변동성 확대



2003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5년간에 걸쳐 미국 증시는 호조를 나타냈다. 기업 실적도 15분기 연속 전년동기대비 10%씩 늘어나는 진기록을 세우며 투자자들의 예측이 가능한 시장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하반기들어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지면서 미국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7월 1일 이후 다우지수가 하루 100포인트 이상 움직인 날은 48일이나 됐다. 상반기 21일에 비해 배 이상 늘어났다.

주식시장 부진이 심화되고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은 환경 변화에 더욱 민감해진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새해에는 시황에 휘둘기보다 줏대를 갖고 의연히 대처해야할 필요성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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