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이명박 시대'에는 돌아올까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07.12.1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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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은 긍정적이지만…당분간 불안정국 속 관망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17대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떠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심을 붙잡을수 있을까.

외국인은 올해 24조6000억원에 달하는 코스피 주식을 순매도했다. 12월5일 검찰의 이명박 후보 BBK무혐의 발표 후에도 외인들은 총 1조7300억원의 보유주식을 팔아치웠다. 6~7일 반짝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BBK공방이 연일 지속되면서 7거래일 연속 매도우위를 기록했고, 매도 강도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19일 외국계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명박 후보가 당선후에도 한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이 급격한 매수세로 돌아서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유럽계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외인 매도의 원인은 한국증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데다가 전세계 증시조정이 겹쳤기 때문"이라며 "여기에 BBK의혹, 이명박 특검 등 정치적 상황도 악화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고 풀이했다.

그는 "당선 후에도 이명박 특검 등으로 한동안 불안정한 정국이 지속되면서 예전과 같은 선거 후 활황은 없을 수 있다"며 "다만 이 당선자의 지지율과 향후 있을 총선방향에 따라 외인투심은 전환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외신 보도와 외국인의 투자심리는 분명 다르다고 전했다.

그는 "언론 논조와는 달리 많은 외국계 투자자들이 이 당선유력자의 경제 우선정책에 호의를 나타내고 있다"며 "새 정부가 출범해 안정을 찾으면 건설·인프라 등 수혜업종이 나타날 것이며 외인의 매도공세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다른 외국계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CIO)는 이 후보의 당선과 같은 정치적 이슈가 큰 변화를 일으키지는 않겠지만 점진적으로 외인 매도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 CIO는 "이 후보가 당선된 후에도 계속 도덕성 논란 등의 짐을 떠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일단 선거가 끝나면 외인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부정선거 의혹으로 시끄러웠던 대만선거의 경우에도 일단 당선이 되고 난 후에는 이전보다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이 CIO는 "이후보가 당선은 증시에 긍정적이라고 보지만 오래갈 호재는 아니다"며 "정치적 이슈에 관계없이 최근 2년간 대규모 주식을 매도한 외인이 2008년에도 매도세를 이어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한편, 외인들은 2002년 대선의 경우 12월 19일 선거 전후 2개월동안 1조7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수했다. 선거일 전 1개월간 1조1379억원, 선거 후 1개월간 6094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2002년 11월말 1360대였던 코스피 지수는 선거일 전후로 1400대 후반까지 치솟은 뒤 다시 1월말 1300대로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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