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물가우려vs회복기대..혼조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7.12.14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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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지표...금융주 중심 장중 약세, 막판 회복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와 물가상승에 따른 추가금리인하 무산 우려가 엇갈린 끝에 뉴욕증시 3대 지수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44.06포인트(0.33%)오른 1만3517.96으로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전일대비 1.82포인트(0.12%)상승한 1488.41로 장을 마쳤다.
그러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65포인트(0.10%) 하락한 2668.49를 기록했다.

34년래 최고치를 경신한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전날 발표된 연준의 유동성 공급대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며 뉴욕증시는 장중 내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한때 장중 하락폭이 100포인트를 넘어서는 등 약세 분위기가 지속됐다.



티모시 가이스너 뉴욕 연방은행 총재가 이날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유동성 공급을 위해 추가적인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 역시 투자심리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연준 대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키웠다.

그러나 소매매출이 예상보다 증가, 경기둔화 우려가 줄어드는 등 매수세를 자극하는 요소도 부각되면서 하락폭이 감소했다.
에너지 관련주의 강세에 힘입어 다우지수가 장마감을 앞두고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보합권 유지에 성공하며 장을 마쳤다.



I A 잉글랜더의 투자전략 임원 스코트 풀먼은 "투자자들이 전날 발표된 연준의 유동성 공급조치 영향에 대해 명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면서 투자심리가 엇갈렸다"고 말했다. 캔터 피츠제럴드의 미국 시장 분석가 마크 파도는 "소매 매출 발표가 시장을 살렸다"고 평가했다.

◇ 리먼, '금융주 실적시즌' 개시...약세 기조

리먼 브러더스가 이날 금융권 중에서는 처음으로 실적을 발표하며 '월가'기업들의 어닝시즌 출발을 알렸다.


최대 모기지 채권 발행업체인 리먼브러더스의 4분기 순익은 전년동기(10억달러, 주당 1.72달러) 대비 12% 감소한 8억8600만달러(주당 1.54달러)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44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리먼브러더스가 2분기 연속 순익이 감소한 것은 5년만에 처음이다. 실적이 예상보다는 양호했음에도 리먼브러더스 주가는 장중내내 마이너스권을 맴돌다 0.7% 하락세로 마감, 투자자들의 우려를 반영했다.
리먼 브러더스의 라이벌 모간스탠리와 메릴린치도 각각 1.8%, 3.5% 하락했다.



어닝쇼크에 대한 경계감으로 전날에 이어 금융주 전반으로 약세가 확산됐다. 씨티그룹 주가는 1.5% 하락했으며 JP모간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도 각각 0.8%, 0.4% 내렸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유통업체중에는 1분기 순익이 전년동기대비 11% 증가한 2억62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힌 코스트코가 2.3% 하락했다. 실적은 전문가들의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이었지만 장 전반의 약세기조 영향이 컸다.

생명공학업체인 바이오젠은 주가가 무려 23.7% 급락했다. 지분 매각을 위해 대상자를 물색해왔지만 적절한 인수자가 나서지 않으면서 전날 장마감후 시간외거래에서부터 급락세를 탔다.



다우지수는 올랐지만 30종목가운데 21개가 하락하는 약세 분위기였다. 홈디포 하락폭이 3.0%로 가장 컸다. 반면 허니웰 인터내셔널은 내년 실적전망치를 수정하면서 주가가 5.3% 급등, 두각을 나타냈다.

◇ 경기지표, '냉온탕'

이날 발표된 경기관련 지표는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3.2% 상승하며, 지난 1973년 8월 이후 34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데 따른 것이다.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핵심 PPI는 0.4% 상승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각각 1.5%, 0.2%를 크게 상회했다.

그러나 11월 소매매출은 1.2% 증가하며 6개월래 최고 상승폭을 경신했다.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청구자수도 7000명 감소한 33만3000명을 기록했다. 10월 기업재고도 예상보다 적게 증가, 소비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반영했다.

◇ 유가하락, 달러 강세, 채권 약세



전날 급등했던 국제유가가 차익실현 매물로 인해 하루만에 큰 폭으로 떨어졌다.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2.14달러(2.3%)떨어진 92.25달러로 마감했다. 재고감소 영향으로 급등했던 천연가스 1월물 가격도 BTU당 19.2센트 떨어진 7.216달러로 마감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12.19엔으로 전날의 112.17엔에 비해 0.02엔 올랐다(엔화가치 하락).
달러/유로 환율도 1.4626달러로 전날의 1.4709달러에 비해 소폭 하락(달러가치 상승)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134%로 전날의 4.109%에 비해 상승했다. 2년만기 국채 수익률도 3.191%로 올랐다.



인플레이션 압력 상승으로 인해 연준이 추가금리인하를 적극적으로 단행할 여지가 줄어든 점이 달러화 상승과 채권약세의 배경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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