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중앙銀, 일단 640억불 쏘고 또 쏜다

유일한 기자, 박성희 기자 2007.12.1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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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B주도, 중앙은행들 신용경색 공조 체제 강화

미국 중앙 은행(연준, FRB) 주도로 유럽, 스위스중앙은행이 연대해 모두 640억달러의 유동성을 단기간에 공급하기로했다. 확산되고 있는 금융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특단의 조치라는 평가다.

연준은 또 영란은행(BOE), 캐나다은행(BOC)과도 공조해 금융시장 불안이 해소되지 않으면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에 나서기로 했다.



일본은행(BOJ)도 이에 대해 즉각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전세계 주요 중앙은행이 신용경색을 해결하기 위한 공조 체제에 돌입했다.

미연준은 단기 자금을 대출하는 새로운 시스템(TAF, term-auction facility)을 도입해 다음주까지 모두 400억달러의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오는 17일 200억달러 규모의 28일 만기 대출 경매를 실시하고, 뒤이어 20일 같은 규모의 35일 만기 대출을 경매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통해 이번 달에만 총 400억달러 규모의 유동성을 자금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또 금융시장이 계획대로 변하지 않으면 추가로 유동성을 풀기로 했다.

주택 관련 증권 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담보를 받고 은행들에게 경매를 부쳐 자금을 푸는 방식이다.

여기에 통화스왑의 형태로 유럽중앙은행(ECB)과 스위스 중앙은행(SNB)을 통해 240억달러의 유동성도 공급하기로 했다. 연준은 영란은행(BOE), 캐나다은행(BOC)과도 공조하기로 했다.


투자자들은 일단 연준의 새로운 유동성 공급 방안(TAF)에 대해 환호했다. 미증시는 다우지수는 1만3700선을 회복하면서 전날의 하락을 대부분 만회했다. 금융시장도 안정감을 회복하는 듯 했다. 그러나 은행간 대출 금리(리보)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연준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이번 국제 금융시장 불안의 발원지인 달러 리보 금리가 즉각 반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주 3개월 만기 달러 리보(Libor)는 5.15%까지 올라 2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전문가들도 주요 중앙은행들이 신용경색을 해결하기 위해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며 환호했다고 12일자 헤드라인으로 보도했다. 일본은행(BOJ)까지 새로운 유동성 공급 시스템을 지지한다고 즉각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조치를 발표하는 방식과 연준이 신용경색 해결을 위해 새로운 접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전달하는데 문제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브라운 브러더스 해리스먼의 외환전략가인 마크 챈들러는 "왜 기준금리를 인하한 화요일에 이 정책을 발표하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준 관료는 "유럽 증시가 문을 닸았기 때문에 시의적으로 적절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주식시장이 0.25%포인트 인하에 실망해 급락한 게 새로운 정책의 발표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점도 덧붙였다.

JP모간의 브루스 카스만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중앙은행이 신용경색을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할 지를 잘 보여주었다. 이번의 새로운 공개시장 조작은 리보시장의 압력을 더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일본은행(BOA) 뿐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다른 중앙은행도 공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HSBC의 이안 모리스는 "이번 조치가 미국의 리보 금리 급등을 해결할 지는 보장할 수 없다"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많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세 차례 금리인하 이후 나온 이번의 조치가 효력을 발휘할 지는 '금리' 움직임에 달려있다. 특히 단기 금리가 안정되어야 유동성 공급의 효과가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일단 1개월 만기 리보 금리는 전날 5.1%에서 4.9%로 안정되는 흐름이었다. 기업어음(CP) 금리 역시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조금 개선됐다. 2년만기 미 재무부 채권 금리는 0.18%포인트 오른 3.15%였다. 전날 급락에 대한 반작용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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