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양 '돌리'로 유명한 이안 윌머트 박사는 11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방한목적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에든버러대학교의 재생의학연구소 소장으로 있는 윌머트 박사는 지난 1996년 세계 최초로 체세포 핵 이식법을 이용한 복제양 '돌리'를 만들어 유명해졌다.
그는 세포응용연구사업단에서 주최하는 '한국-스코틀랜드 공동 워크숍' 참가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이날 연세대와 차병원 등을 방문해 줄기세포 연구 관련 시설을 둘러보고 12일에는 세포응용연구사업단과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윌머트 박사는 관심이 있는 분야에 대해 질문을 받자 "특별히 정한 것은 없다"며 다만 "파킨슨병과 다발성경화증, 루게릭병 등에 관심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황우석 박사와의 연구성과를 묻는 질문에 "성과가 없었다"며 "다른 분야에서 또다른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황 전 서울대 교수와는 2년 전 만난 후 만난 적이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동물복제 연구에 대해서는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처음과 비교해서 획기적인 발전이 없었고 효율도 낮다는 지적이다. 그는 "단지 유전자 변형을 통해 우량한 품종을 개발하는 데에는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인간배아 복제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데 대해서는 "배아 없이 줄기세포를 만드는 일본의 방식이 더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윤리적 문제가 아니라 실리적 문제(practical issue)때문에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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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줄기세포 연구는 발생학과도 연관되며 질환치료 등에 응용될 수 있다"며 "그러나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에는 안전성이나 효능 확인 등에 시간이 걸려 실제 개발까지 10년, 20년의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령화 등으로 퇴행성 질환이 많아지는 가운데 줄기 세포 연구를 통해 이런 질환을 치료하는 새로운 기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줄기세포는 손상된 조직을 회복할 수 있어 중요한 연구"라고 덧붙였다.
윌머트 박사는 또 한국의 정보기술(IT) 발전에 대해 부러움을 갖고 있다며 "한국은 IT가 발달돼 있으며 자신감과 야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생명과학(BT) 등 줄기세포연구에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황 박사와 같은) 한 사람의 실수로 이런 야망과 자신감을 잃는다면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