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무풍지대...아세안 부동산 쑥쑥

머니투데이 문성일 기자 2007.12.17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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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커버스토리]이젠 아세안이다

해외부동산 투자 허용금액 확대 조치이후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지역은 역시 아세안 지역이다. 부동산 취득 건수는 물론 금액 면에서도 다른 지역을 압도한다.

무엇보다 아세안 지역 부동산은 국내 판매가 많아 투자자들의 접근이 용이한데다, 투자 비용 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최근 달러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이들 지역에 대한 관심은 훨씬 높아지는 분위기다.



달러화 약세와 같은 환율 불안으로 인해 미국 등 기본 통화가 달러인 지역의 경우 투자 수익률 면에서 자칫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눈길을 아세안으로 돌리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달러 대신 강세를 보이고 있는 유로화나 캐나다 달러 등이 통용되는 국가의 경우 대체로 기본 손실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평가다. 미국발(發)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모기지 사태의 영향이 전달되지 않고 있는 점도 나름의 장점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아세안 국가들의 부동산시장에 대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올 4월 이후 10월까지 국내 거주자의 해외부동산 매입건수는 1731건으로 이 가운데 44.4%인 768건이 아세안 국가의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말레이시아가 263건으로 가장 많고 필리핀이 239건으로 뒤를 잇고 있다. 싱가포르에 대한 투자건수는 148건이며 캄보디아와 베트남 등에 위치한 부동산을 사들인 경우도 속속 접수되고 있다.

◆말레이시아=수도인 쿠알라룸푸르 집값은 2004년 6.3%에 이어 2005년 7.2%, 2006년 6.9% 등 비교적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가 활발히 이뤄졌던 페낭(Pulau Pinang)과 조호르(Johor), 페락(Perak) 등의 상승률이 돋보인다.


말레이시아 임대시장은 민간주택의 약 6% 만이 시장에 나올 정도로 규모가 매우 작다. 하지만 고급 콘도미니엄을 중심으로 한 임대시장은 쿠알라룸푸르에 정착하려는 해외이주자 수요에 의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으며 임대 수익률은 7~8.7%로 은행 이자율을 상회한다.

고급 부동산 역시 여러가지 요인으로 인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지난해 12월21일 단행된 외국인 소유권 규제의 완화를 들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25만 링깃 이상 되는 부동산을 구입함에 있어 FIC(외국인 투자 승인 위원회)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어졌다. 최대 2개로 제한됐던 외국인 부동산 소유한도도 사라졌으며 부동산 사용용도에 대한 제약도 없다.



일정 기준을 갖춘 외국인들이 말레이시아에 자유롭게 체류할 수 있도록 장기 체류비자(은퇴비자)를 발급해 주는 '마이세컨홈'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조건없이 부동산 취득이 가능하며 예치금을 담보로 은행 대출이 가능하다.

부동산 투자환경도 상당히 좋아지고 있다. 외국 투자자에 대한 부동산 소유 상한선 폐지에 이어 올 4월1일부터는 양도소득세도 없어졌고 전매도 가능하다.

말레이시아 부동산시장은 1973년, 1985년, 197년 등 정확히 12년 단위로 활성화를 보여온 '12년 주기설'을 감안할 때 조만간 붐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시점상 네번째 붐은 2009~2010년쯤이 될 수 있다.



루티즈코리아 임채광 팀장은 "외국인에 대한 우호적 투자 조항에 따라 중동인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등 국제적인 관심도가 높은 곳이 말레이시아"라며 "수요 급증과 부유층의 급성장으로 최근 부동산가격이 20~30% 올랐고 임대를 포함한 수익률도 은행이자(6.5~6.7%)보다 높다"고 말했다.

투자유망지역으론 쿠알라룸푸르의 경우 페트로나스타워 주변에서 추진되고 있는 트로이카ㆍ파빌리온ㆍ햄프셔 등 주상복합을 비롯해 방사지역 인근 고급주택지, 몽키아라와 다만사라, 트로피카나 일대 고층 콘도미니엄 등이 꼽힌다.

페낭지역에선 바투페랑기 코브 콘도미니엄과 타운하우스 간척사업지 주거단지 분양물건이이 눈에 띈다. 코타키나바루에서는 다운타운 내 마리나코트 고층 콘도미니엄과 사바대학 인근 대형 주상복합 등이 유망하다는 평가다.



◆필리핀=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가격 하락이 가장 극심했던 필리핀은 최근들어 주거용 콘도미니엄 가격과 임대료가 급증하는 추세다. 2005년 평균 11% 올랐던 고급 콘도미니엄 가격은 2006년에도 9.6%나 상승했다.

공실률이 줄면서 임대수익률도 뛰고 있다. 메트로 마닐라 중심지역의 경우 주거용 콘도미니엄 임대수익률이 연 8~12%에 달한다. 필리핀 비즈니스 심장부로 서울 강남으로 비유되는 마카티시티의 경우 소형 평수를 중심으로 임대료가 비싸다.

필리핀의 콘도미니엄은 외국인들도 소유가 가능하다. 다만 외국인 소유는 전체 빌딩의 40%를 초과할 수 없다. 필리핀은 월 임대료가 1만 페소(208달러)를 초과하는 유닛의 임대료에 대해선 정부차원에서 관리나 제어를 하지 않지만 1만 페소 이하는 임대규제법에 따라 연간 10% 이상 인상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최근 모기지시장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은행들은 구매가의 70%까지 대출해 준다. 필리핀 내 메이저급 기업이 개발, 판매하는 콘도미니엄, 타운하우스, 빌리지 등의 주택을 분양받아 거주용으로 활용하면 연간 10%에 이르는 과도한 임대료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동시에 집값 상승에 따른 연간 10% 이상의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조기유학 열풍과 은퇴이민이 급증, 이들에 의한 임대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필리핀 주요 도시는 지난 3년간 50~60%의 임대료 상승이 이어졌으며 이런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망지역으로는 메트로 마닐라의 수도가 위치한 마카티시티가 최우선으로 꼽힌다. 재벌기업은 물론 다국적 기업들의 헤드 오피스가 밀집돼 있고 고급 콘도미니엄과 주택단지가 위치하고 있어 가격이 필리핀 최고 수준이다.



행정구역상 메트로 마닐라 파식시티에 위치한 올티가스 역시 주목받는 지역이다. 마카티에 이어 제2의 상업 및 비즈니스도시로 불리는 올티가스는 파식강을 사이에 두고 남쪽에 위치, 강남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도시환경도 삼성동이나 역삼동 이상 수준이란 의견이다. 마카티와 올티가스센터 사이에 위치한 보니파시오 글로벌시티도 투자가치를 인정받은 곳이다.

서브프라임 무풍지대...아세안 부동산 쑥쑥


◆싱가포르=자국민들의 콘도미니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싱가포르는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부동산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조세회피지역에 대한 단속 강화로 유럽의 경우 고액자산가들의 자금이 싱가포르은행에 예치되고 있으며 이 중 일부가 부동산 붐을 타고 시장에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높은 경제성장률과 마리나 베이, 센토사에 조성되는 카지노 및 복합 리조트의 대규모 개발사업들이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핵심중심지역에서 분양했던 세인트레기스 레지던스의 분양가는 유럽, 인도, 중동 등지의 고액자산가들에게 한화 기준으로 25억~118억원에 판매됐다.



싱가포르의 전통적 고급 주거단지인 '오차드 로드' 내 개발중인 56층 짜리 초호화 주거용 콘도미니엄 '오차드 레지던스'는 평방피트당 4000 싱가폴달러(3.3㎡(1평)당 9000만원)에 판매, 역대 최고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미완공 주택들도 활발하게 손바뀜이 이뤄지고 있다.

싱가포르 부동산 투자의 가장 큰 장점은 선진국 못지않게 시장의 투명성이 확보돼 있다는 점이다. 모든 정보는 공개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부동산시장 현황과 물건의 정보를 얻기가 상당히 수월하다. 순수 투자목적 수요자들은 부동산중개회사를 통하면 모든 일을 편리하게 처리할 수 있다.

싱가포르 아파트의 경우 모두 월임대여서 이를 관리하기 위해선 부동산중개회사를 통하는 게 좋다. 통상 전기, 수도 등 생활요금은 세입자가 내지만 관리비는 집주인이 부담하는데 잔손이 가는 모든 일의 처리를 맡길 수 있으며 수수료는 월임대 수입의 10%이다.



도심 재개발이나 마리나 베이 개발 등 대형 개발 호재들도 럭셔리 마켓을 긍정적으로 떠받치는 요인 중 하나이며 런던, 뉴욕, 도쿄, 홍콩과 비교해서 싱가폴 부동산의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해 보인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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