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암' 우울증, 강남 주민이 더 앓아?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07.11.2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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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우울증 편견 낮고 치료 접근성 높아 적극적

서울 강남구와 송파구 등 경제적 생활 수준이 높은것으로 평가되는 지역에서 우울증치료와 관련한 약품의 청구건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7월까지 서울시 각 구별 ‘우울증치료제 서울 각 구별 처방건수 추이’를 살펴본 결과, 강남구 2만1488건 송파구가 1만4448건으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사무실 밀집 지역인 종로구와 영등포구가 각각 1만3730건과 1만2083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는 처방이 많은 주요 우울증 치료제의 지난 1~9월까지 전자문서교환(EDI) 방식의 약품비 청구액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이와 반대로 금천구와 도봉구, 강북구, 은평구 등은 우울증치료 처방이 낮았다.

금천구의 우울증치료제 처방건수는 1466건으로 강남구의 15분의 1에 불과했다. 이밖에 도봉구 2192건 강북구가 2386건으로 우울증 처방건수가 적었다.



전체 처방 건수 뿐만 아니라 인구대비 처방건수도 강남구는 월등하게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강남구의 경우 1인당 우울증 처방건수가 0.038건이었다. 사무실이 밀집해 거주인구보다 유동인구 비중이 높은 종로구가 1인당 0.079건의 우울증 처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고, 영등포구와 중구가 각각 0.028건의 1인당 우울증 처방건수를 기록했다. 이밖에 서초구가 1인당 0.026건, 송파구 0.023건이었다. 금천구와 도봉구는 각각 0.006건 1인당 우울증 처방건수 부문에서도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서울 강남구 지역 등이 우울증 치료 비율이 높은 것은 이에 대한 접근성이 뛰어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서경 경희의료원 정신과 교수는 “우울증은 다른 질병과 달리 생활수준이 높은 경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질병”이라며 “소득수준이 높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우울증 치료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게다가 이들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교육수준이 높아 정신과 치료에 대한 거부감도 적은 것으로 보인다”며 “우울증 환자가 많다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우울증을 치료하는 것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소아청소년정신과 병, 의원 현황을 보면, 강남구 22개, 송파구 9개, 서초구 8개, 종로구 8개 등으로 우울증 처방건수가 높은 지역에 주로 분포돼 있다.

이에 비해 도봉구에는 소아청소년정신과가 없었으며 강북구, 은평구 등에는 1곳만 등록돼 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우울증 유병률은 10~20% 수준으로 지역별 편차는 크지 않으며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강남권 이외에 지역에서도 적극적으로 우울증 치료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남지역에서 청소년 우울증 환자가 더 많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남의 한 소아청소년 정신과 의사는 “공부와 관련해 강남지역이 다른 지역에 비해 경쟁이 더 치열한 것은 현실”이라며 “시험에 대한 불안감 강박증 때문에 우울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에서는 우울증치료제를 먹으면 기분을 좋아지고 집중력이 올라가 공부 잘하는 약으로 오해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우울증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470억원 규모였으며 기존 주부 우울증에서 소아, 청소년, 성인남자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 자료:건강보험심사평가원,서울시<br>
기간:2007년 1월~9월<br>
기준:처방빈도 높은 주요 우울증 치료제↑ 자료:건강보험심사평가원,서울시
기간:2007년 1월~9월
기준:처방빈도 높은 주요 우울증 치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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