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세포로 배아줄기세포 만든다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7.11.21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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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아 파괴 문제 해결

성인의 피부세포로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어내는 실험이 잇달아 성공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일본 쿄토대학 야마나타 신야 교수팀은 20일(현지시간) 셀지에 논문을 통해 성인 피부세포에 유전자를 삽입해 배아줄기세포 상태로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미국 위스콘신대의 제임스 톰슨 박사 연구팀도 이날 사이언스지를 통해 마찬가지로 성인 피부세포를 배아줄기세포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성인 세포의 생체시계를 되돌릴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이제 인간의 난자나 배아없이도 세포 복제에 필수적인 배아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게 됐다.

만능 원시세포로 불리는 배아줄기세포는 인체를 구성하는 220가지 세포로 성장 가능하다. 배아줄기세포는 특히 복제시 성체세포에서 흔히 발생하는 면역 거부 반응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인간 장기 복제나 질병 치료에 필수적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복제 연구는 수많은 어려움을 동시에 극복하게 됐다. 인간의 배아나 난자에서 배아줄기세포를 얻는 방법은 비용이나 연구의 어려움뿐 아니라 윤리적 측면의 비난에 시달려왔다.

종교계는 특히 인간 배아 파괴 문제를 들어 복제 연구 자체에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로 배아 파괴 위험이 없는 줄기세포 생산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복제 연구는 가장 큰 난제에서 자유롭게 됐다.

학계 반응 역시 뜨겁다. 영국 줄기세포 연구의 선구자로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마틴 에반스 경은 "이번 연구 결과가 조직 재생을 위한 (복제 기술) 연구에 크게 공헌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복제양 돌리로 유명한 이안 윌무트 박사는 연구 결과에 크게 감명받았다며 자신이 진행하고 있던 모든 복제 실험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윌무트 박사는 또 세포 재프로그램(reprogram) 연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가 실제 의학적 목적으로 이용되기까진 여러 문제가 남아 있다. 가장 큰제는 성인 세포로 유전자를 주입하기 위한 매개체로 감염 위험이 높은 바이러스를 이용했다는 것. 바이러스는 세포 유전자 구조 안에서 암이나 기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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