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세 진정 신호 포착"-WSJ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7.11.14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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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감소+원유 생산 증가

올들어 지속된 유가 상승 추세는 아직 종료되지는 않았지만, 급등세는 진정될 신호를 보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국제유가는 지난주 사상 최고치인 배럴당 98.62달러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나타냈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12월물 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날보다 3.65%(3.45달러) 급락한 배럴당 91.17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90.13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유가는 물가수준을 반영할 경우 지난 1980년 4월 배럴당 101.70달러까지 치솟았으며, 최근 급등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최근 들어 원유와 관련된 희소식들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의 원유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앙골라 등의 원유 생산도 증가하고 있다.



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은 "전세계 경제는 여전히 견조하며 앞으로도 이러한 추이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세계 최대 원유 수요국인 미국의 경기침체를 예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나이미 장관은 "현 유가 수준은 수요와 공급이라는 펀더멘털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면서 "최근 유가 급등은 약달러, 지정학적 위협, 투기세력 등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미국과 구 소비에트연방 국가들의 에너지 수요 감소 덕분에 4분기 글로벌 원유 수요 전망을 하루 50만배럴 낮췄다. IEA는 10월들어 전세계 원유 공급이 하루 140만배럴 늘었으며, 특히 이라크의 북부 유전 생산이 하루 60만배럴에 달하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IEA는 새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가입한 앙골라도 미국의 주요한 원유 공급원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OPEC은 전세계 원유 공급의 40%를 차지한다. 전세계 하루 원유 수요는 하루 8500만배럴 수준으로 추산된다.

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국가는 원유 수요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IEA는 "유가 급등으로 선진국에서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는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IEA 자료를 바탕으로 유가가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먼브러더스는 수요 둔화와 OPEC 회원국들의 생산 증대는 최근 배럴당 100달러수준까지 다다른 시장이 정점을 지났다는 사실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WSJ에 따르면 나이미 장관은 OPEC이 다음달 석유장관 회의에서 증산할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번 주말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이러한 결정이 나올 수 있음도 역시 시사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루 원유 생산규모가 1130만배럴에 달하는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이다. 나이미 장관은 오는 2009년까지 원유 생산량을 하루 1250만배럴로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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