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그래도 연준을 물로 보진 마"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7.11.1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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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국 온라인 증권사인 E트레이드파이낸셜의 주가가 12일(현지시간) 50%이상 폭락했다. 추가 상각 우려에 파산보호 신청 가능성까지 제기된 때문이다.

E드레이드는 지난주 금요일 자사가 보유한 자산담보부증권의 포트폴리오 가치가 급락함에 따라 4분기에 추가 상각을 단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은 4분기에도 적자를 낼 수 있다며 투자의견을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 "파산 리스크를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E트레이드는 보유중인 자산담보부증권(ABS)의 가치가 30억달러 수준이지만 3분기말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2 골드만삭스가 증권감독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월말 기준 이 회사의 '레블3' 자산은 지난 8월말 현재 전체 자산 1조500억달러의 720억달러(6.9%)를 차지했다. 씨티그룹의 레블3 비중은 5.7%, 메릴린치는 2.5%였다.



레블3 자산은 시장 가격 형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평소 밸류에이션을 객관적인 신용평가사가 아니라 투자한 회사 내부 모델로 측정한다.

경쟁사인 모간스탠리의 3분기말 기준 레블3 자산은 7.4%로 골드만보다 조금 많다. 모간은 지난주 10, 11월 두달 동안 서브프라임 시장 침체로 37억달러를 상각했다고 밝혀 충격을 주었다.

피프스 서드 자산운용의 존 피셔는 "골드만이 완전하다고 믿기 어렵다. 골드만의 손실은 다른 회사에 비해 작을 수 있지만 문제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220억달러를 운용하는 피셔는 골드만 메릴린치 모간스탠리 등을 과거 12개월간 모두 매각했다.


[뉴욕전망]"그래도 연준을 물로 보진 마"


(과거 7년간 연준 기준금리 추이)
◇신용경색의 무서움, 잔인함..그러나 연준이 있다
두 장면은 신용경색의 무서움을 그대로 보여준다. E트레이드처럼 작은 금융기관은 요즘 유행하는 말로 '한방'의 타격에 갈 수 있다.

골드만삭스처럼 큰 금융기관이 다치면 회사가 날라가지는 않지만 시장전체가 흔들린다. 1만4000을 넘던 다우지수가 한달만에 1만3000이 붕괴되는 혼란을 겪고 있다.



큰 은행들만 기사화되면서 널리 회자될 뿐 작은 회사들은 소리소문도 없이 파산위기에 처할 수 있다.

애초 연준(FRB)가 기준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을 때 '너무 지나쳤다'는 반응이 많았다. 전문가 예상은 0.25%포인트가 많았다. 10월말 연준은 또 금리를 인하했다. 동결과 인하 사이에서 완화 쪽 손을 들며 시장의 편에 섰다. '연준이 금리인하라는 손쉬운 정책으로 신용경색을 해결하려한다. 투자자들의 도덕적 해이만 조장한다'는 비판이 거셌다. '인플레이션은 어떻게 하느냐'는 불안감도 컸다.

그러나 11월들어 더 끔찍한 월가 은행들의 서브프라임 투자손실과 이로인한 대규모 자산 상각 고해성사가 나왔다. 미국의 자존심 씨티그룹은 연말까지 최대 110억달러를 더 상각해야할 전망이다. 투자은행, 일반은행, 보험사, 모노라인 보험사에 이르기까지 상처가 이만저만 아니다. 영국의 자존심인 HSBC의 미국 소매대출 계열사까지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이쯤되면 '모든 것을 다 아는 연준이 금리인하에 적극적일 수 밖에 없는 상황'임을 직감하게된다.

유가 급등, 달러화 약세로 인플레이션 부담이 커진 게 사실이다. 그러나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이어질 경우 증시는 물론 원유 구리 은 등 주요 자산 가격은 강하게 조정받을 수 밖에 없다. 금융시장이 8월처럼 크게 흔들리고 유가가 하락해 인플레 부담이 완화된 것처럼 보이면 연준은 다시 금리인하에 나설 명분을 쥐게 된다.

12월에도 내년 1월에도 연준은 금리인하 카드를 꺼낼 수 있다. '모든 걸 다 아는' 연준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E트레이드는 몰라도 씨티그룹, 메릴린치, 모간스탠리 등을 외면할 연준이 절대 아니다. 금리인하는 이제 두번 밖에 단행되지 않았다. 과거 7년간 연준 기준 금리(그림 참고)를 보면 시나리오는 예상외로 간단하게 그려질 수 있다. 물론 순간순간 고민은 많겠지만.



9월 미결(잠정) 주택매매, 11월 둘째주 ABC소비자기대지수가 발표되며 주택과 소비 경기에 대한 시장의 심판이 내려진다. 주택매매는 전달 -6.5%에서 -2.5%로 다소 둔화폭이 줄어들 것으로 블룸버그는 조사했다. 소비지수는 -15에서 -16으로 약간 안좋아질 전망이다.

홈디포, 월마트는 분기 실적을 공개하며 시장의 평가를 받는다. 주택경기가 미국 소비경기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줬는지도 솔직하게 드러날 것이다. 더불어 월마트의 해외 매출도 다시한번 검증대에 오른다.

13일 아시아증시는 하락에 무게가 실리는 혼조세였다. 일본은 8일째 조정받았다. 중국 증시는 약보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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