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으로 돌아온 '범여권'당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2007.11.12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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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4개월전인 8월초. 범여권 인사들은 한결같이 "시간이 없다"고 했다. 창당과 경선을 치르기엔 일정이 빡빡하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현실적 설득력도 있었다.

결국 지지부진했던 통합 논의가 힘을 받아 결과물을 내놨다. 이게 바로 열린우리당 탈당파, 열린우리당, 중도통합민주당 일부에다 시민사회세력까지 뭉쳐 만든 대통합민주신당이다.



여기에 불참한 이들이 현 민주당이다. "국정실패 세력과 함께 할 수 없다" 등의 이유를 댔다. 민주당의 아버지이자 정신적 지주로 불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주문도 먹히지 않았다.

이후 신당과 민주당은 각자의 길을 갔다. 경선도 따로 치렀다. 신당에선 정동영 후보가, 민주당은 이인제 후보가 간판이 됐다. 물론 막판 '후보 단일화'는 카드로 남겨 두긴 했다.



그런데 이들은 '단일화' 대신 아예 '세력 통합'을 택했다. 협상 시작에서 합의까지 불과 1주일 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지난한 논의와 실패 등이 있었기에 단시간내에 가능했던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런데 범여권의 행보를 반기는 이는 그다지 찾기 힘들다. 범여권이 한개 정당으로 존재하건 2-3개로 쪼개져 있건 별 관심을 주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고 보면 범여권만큼 적절한 표현도 없다. 여러 세력과 정당을 하나로 통칭하는 데 편하기 때문. 실제 올해만해도 열린우리당, 열린우리당 1차 탈당세력, 2차 탈당세력, 중도통합민주신당, 중도통합민주당, 대통합민주신당 등 셀 수 없는 변화를 했다.


이들을 한마디로 '범여권'이라 부르고 이제 명실공히 범여권 정당을 눈 앞에 두게 됐다. 당명을 '범여권'으로 짓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어찌됐건 범여권은 5년전 대선 때의 대오를 형성하게 됐다. 범여권 주위에서는 "5년전과 비교할 때 노무현만 없는 것"이란 우스개 소리도 나온다. 대신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합류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불안불안하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출마로 이미 1차 분열은 이뤄졌다. 또 이명박 후보가 머리를 숙이고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해 "국정파트너" 등의 구애를 했음에도 따뜻한 화답을 받지 못했다.

2차 분열 가능성은 낮지만 그렇다고 아예 배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범야권도 막판 통합을 꾀할 순 있다. 다만 싸우고 탈당하고 몇 개월만에 모여 다시 창당하는 범여권이 한나라당에 비해 헤어지고 만나고 당 만드는 일에선 프로인 듯 싶다.

정동영 후보는 12일 오전 민주당 이인제 후보, 박상천 대표 등과 만나 통합 논의를 갖는다. 이후 대전으로 이동, 지역선대위 출정식을 갖는다. 전국을 4개 권역으로 나눈 민심 순례도 진행한다.



장고를 끝낸 이명박 후보는 대구로 향한다. 대구지역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하기 전 구미에 있는 고 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찾는다. 박 전 대표를 향한 제스처로 풀이된다. 이날 대구지역 결의대회에 박 전 대표측 인사들의 참석 여부도 관심거리다. 참석률 자체가 내홍 봉합 수준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

이회창 후보도 출마선언 후 첫 지역 나들이에 나선다. 첫 지역으로 대전 충남지역을 꼽았다.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지역이어서 한나라당으로서는 신경쓰이는 곳. 그래서인지 한나라당은 "황해도 출생인 이회창씨가 충남이 고향이라고 하고 다닌다"는 논평까지 냈다.

다음은 12일 정치권 주요 일정



[대통합민주신당]
- 민심순례단 출정식(오전7시30분, 국회)
- 선대위 각 팀별 대전충남 순회(오전8시)
- 대전.충남.충북 선대위 출범식(오후2시, 평송 청소년수련원)

[한나라당]
-중앙선거대책위위원회 회의(오전 10시, 대구시당)

[정동영 후보]
- 민심순례단 출정식(오전7시30분, 국회)
- 민주당과 4인회동(오전9시, 국회 귀빈식당)
- 대전 개인택시연합회 간담회(12시, 대전개인택시조합)
- 대전.충남.충북 선대위 출범식(오후2시, 평송 청소년수련원)
- 대전.청주.충주 MBC 합동토론회(오후4시30분, 대전MBC)



[이명박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오전 10시, 대구시당)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방문(오전 11시40분, 구미)
-국민성공대장정 대전 경북 대회(오후 1시20분)
-대구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특강(오후 4시)

[권영길 후보]
- 파병반대 사진전 참석(오전9시30분)
- 한겨레신문 100인유권자 초청토론(오후8시, 참여연대)

[이인제 후보]
- 대통합민주신당과 4인회동(오전9시, 국회 귀빈식당)
- 광주지역 선대위 발대식(오후 2시, 구동체육관)



[문국현 후보]
- 해인사 방문(오전10시, 합천)
- 기자회견(오전11시10분, 해인사)
- 대구 시민사회 간담회(오후1시30분)
- cbs 시사자키 생방송(오후7시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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