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추가 금리인하 기대' 높였다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7.11.09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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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5bp 인하 가능성 70%→94%… 경기하강 위험 강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또 다시 금리를 인하할 것인가.

버냉키 '추가 금리인하 기대' 높였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의 경기 하강 위험과 인플레이션 위험이 동일한 수준이라고 밝힘에 따라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지난번 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와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을 더 강조해온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것임과 동시에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국면에 접어들 수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버냉키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장막판 뉴욕 증시 낙폭을 크게 줄이는 역할을 했다.

버냉키의 이 같은 입장은 사실 지난달 31일 FOMC 성명과 비교해 더 나아간 것은 없다. 버냉키 의장의 입장에선 경기 하강 가능성과 인플레이션 위험을 균형있게 언급한 것일 뿐이다.



그러나 버냉키 의장이 종전과는 달리 경기 둔화에 대한 인식을 강화함에 따라 더 이상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연내 추가 금리 인하가 불가피 하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러한 시장 기대를 반영하듯 버냉키 의장 발언 직후 금리 선물은 오는 12월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가능성이 종전 70%에서 94%로 높게 반영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의회 합동 경제 위원회 증언에서 "최근 몇달간 미국 경제가 견조하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지표는 거의 없었고, 금융 시장 불안도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주택 시장 불안 우려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경고했다.


버냉키 의장은 "FOMC 위원들이 4분기 이후 미국 경제가 눈에 띄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지난 8월 신용경색 이후 금융회사들의 대출 규모가 크게 감소했고 이로 인해 경기 하강 위험이 더욱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FOMC내 일부 위원들은 여전히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혀 금리 인하에 대한 FOMC 위원간 의견차가 적지 않다는 점도 언급했다.



앞서 프레데릭 미시킨 연준 이사와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총재는 다음 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믿음을 버려야 한다고 밝힌 점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을 뛰어넘는 3.9%를 달성함에 따라 최소한 지금까지는 주택 경기 침체가 전반적인 미국 경제에 미치고 있는 영향은 최소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일부 정부 당국자들은 3분기 GDP 성장률이 4% 이상으로 조정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 부진으로 4분기 GDP 성장률이 1.5%로 급격히 둔화될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연준 역시 10월 FOMC 회의에서 4분기 경제 성장률의 급격한 둔화 가능성을 경고했다.



특히 버냉키는 변동금리 모기지가 경제에 가장 큰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낮은 미끼 금리로 제공한 모기지 대출의 금리를 상향 조정해야할 시기가 다가옴에 따라 모기지 부도율도 향후 몇분기동안 더욱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러한 외부 요인을 고려했을때 전문가들은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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