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 고유가-약달러에 반응하다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2007.11.0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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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증시가 그동안 잘 버텨냈던 고유가·약달러 악재에 처음으로 민감하게 반응했다. 앞으로 달러와 유가가 추가로 지지선을 내 줄 경우 세계 증시가 다시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8일 아시아 증시는 고유가와 약달러, 신용 위기 등 3대 악재로 일제히 급락세를 보였다. 전일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지수가 360.92포인트나 하락해 심리적 부담을 안긴 가운데 아시아 증시가 트리플 악재에 본격적으로 반응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도쿄증시 닛케이225평균주가는 전일 보다 325.11엔(2.02%) 하락한 1만5771.57로, 토픽스지수는 39.75포인트(2.55%) 떨어진 1516.94로 거래를 마쳤다. 토픽스 지수는 신용위기 한창이었던 8월 17일 이후 3개월 만에 최저치로 물러났다.

국내 코스피지수도 63.63포인트(3.11%) 내린 1979.56에 마감했고 대만증시 가권지수는 362.64포인트(3.90%) 급락한 8937.58로 거래를 마쳤다.



앞서 마감한 미국 증시는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가 360.92포인트(2.64%) 떨어진 1만3300.02를,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전일대비 44.65포인트(2.94%) 하락한 1475.62를 기록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76.42포인트(2.70%) 내린 2748.76으로 장을 마쳤다.

유럽 증시도 약세를 보였다. 프랑스 파리의 CAC40지수는 전일대비 26.20포인트(0.46%) 떨어진 5683.22를,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DAX30지수는 전날보다 27.57포인트(0.35%) 하락한 7799.62로 장을 마쳤다. 영국 런던의 FTSE100지수도 전날보다 1.39% 떨어졌다.

멈출 줄 모르는 달러 약세 행진과 유가 고공 비행이 맞물리며 아시아 수출 기업들의 실적 전망에는 비상등이 켜졌다. 전자와 자동차 업종 등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업종은 약달러 우려 속에 급락세를 주도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전일 뉴욕 금융시장에서 사상 최고치인 1.4731달러로 치솟아 1.47선마저 내줬다. 중국 정부가 1조4300억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액 다변화 방침을 시사한 것이 추가 약세의 빌미를 제공했다. 달러화는 캐나다 달러, 영국 파운드, 스위스 프랑, 일본 엔 등 주요 통화에 대해 일제 약세를 나타냈고 뉴욕상업거래소(NYBOT)의 달러 지수는 75.077을 기록, 지난 1973년 3월 출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제프리앤코의 투자전략가인 아트 호간은 "달러가 캐나다 달러에 비해 이처럼 약세를 기록한 적은 1950년대 이후 처음"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증시가 강세를 기록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정규장 개장전 시간외 거래에서 배럴당 98달러를 넘어서면서 100달러에 바짝 다가선 국제 유가도 투자 심리를 급격히 악화시켰다. 정규장에서는 미국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적게 감소했다는 소식으로 소폭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유가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은 우려를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소한 악재에도 유가가 1~2달러씩 가볍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이 추세대로라면 이번 주말 안에 선물 가격이 100달러를 넘길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월가 은행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투자 손실에 따라 자산을 추가 상각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신용 시장 악화에 대한 우려도 투자 심리를 억눌렀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RBS는 월가 은행과 증권사들이 앞으로 추가 상각해야 할 부실 자산이 10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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