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총재는 이날 오후 2시 남대문 단암빌딩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저는 오늘 그동안 몸담았던 한나라당을 떠나 이번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고자 한다"며 올 12월 17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러면서 "지난 5년간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정치를 떠나 있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당이라는 조직체제나 현실정치의 시야를 벗어나 좀 더 크게 이 나라의 미래를 보고 걱정을 했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를 향해서도 강한 비판 발언을 쏟아냈다. 이 전 총재는 "한나라당의 후보가 정권교체를 향한 국민의 열망에 부응해주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경선과정과 그 후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이러한 기대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특히 "국민은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 매우 불안해하고 있고 충분한 신뢰를 보내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정권교체 자체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이 후보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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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경제만 살리면 된다고 하지만 국가의 기반이 흔들리는데 경젠들 제대로 될 리가 있나"고 반문하면서 "기본을 경시하거나 원칙없이 인기에만 영합하려는 자세로는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을 수 없다"며 이 후보를 맹비난했다.
아울러 이 전 총재는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정체성에 대한 뚜렷한 신념과 철학인데 이 점에 대해 한나라당과 후보의 태도는 매우 불분명 했다"며 "북한의 핵실험으로 실패로 판명난 햇볕정책을 고수하겠다는 후보의 모호한 대북관으로는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정착을 기대할 수 없다"며 "이것이 바로 제가 출마를 결심하게 된 근본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저 이회창에게 기회를 주신다면 잃어버린 10년의 시대를 반드시 끝내고 1987년 이후 지속된 20년 체제를 넘어, 최소한 향후 50년 이상은 지속될 수 있는 국가적 틀을 마련하기 위한 대대적인 개혁에 착수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개혁 방향과 관련 "헌법개정을 포함한 과감한 정치개혁과 권력구조 개편도 그 대상이 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 전 총재는 마지막으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아 무너진 이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 이 길이 제가 가야할 길이라고 확신한다"면서 "어떤 경우에도 정권교체라는 온 국민의 간절한 소망을 제가 좌절시키는 일만은 결코 없을 것임을 굳게 약속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