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범여권 통합 '왕따'되나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7.11.0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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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국현 후보,반부패 연대 제안..이인제 후보는 제외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돌출로 입지가 급격히 쪼그라든 범여권 대선 주자들이 이심전심으로 통합을 모색하고 있다. 통합의 연결고리는 반부패 연대. 차떼기당 원죄의 원류인 이 전 총재와 후계자라고 할수 있는 이명박 후보를 '부패'고리로 묶어 선명성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한데 이런 통합 움직임 속에 민주당 이인제 후보를 배제하겠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는 6일 기자회견에서 반부패 연대와 부패세력 집권저지를 위한 정동영 ,권영길 후보와의 3자 회동을 제안했다. 문 후보의 이날 제안은 최근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한나라당에 맞서는 반부패 전선을 만들자고 제안한데 대한 역제안이다.

문 후보는 "(삼성 비자금 관련) 김용철 변호사의 기자회견은 충격 그 자체였다"며 "각계각층에서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는 부패 비리행위를 근절시키고 부패 세력이 정권을 잡는 것을 저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패와 비리에 관한 한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은 이명박 후보에 이어 차떼기로 상징되는 또 다른 비리 후보인 이회창 후보까지 등장한 것은 참으로 서글픈 일"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두 후보가) 제안을 받아들여 우리 사회의 선진화를 가로막고 있는 부패 비리구조 척결에 대한 의지와 부패세력의 집권을 반드시 저지하겠다는 뜻을 국민 여러분께 보여드려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문 후보는 그러나 이인제 후보를 3자 회동에서 제외했다.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 문 후보는 "이인제 후보는 금산분리 원칙 철폐를 주장하는 분으로 이명박 후보, 이회창 후보에 가깝다"며 "(회동 참가)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한 마디로 반부패 연대에 이인제 후보는 적합하지 않다며 대놓고 배제하겠다는 주장이다.

창조한국당 관계자는 "생각 차이를 좁혀가면서 반부패 연석회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시간이 부족하다"며 "합의할 수 있는 공통분모가 많은 분들부터 우선적으로 만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회창 출현 이후 여론의 관심에서 밀려난 정동영,권영길 후보측은 반부패 연대에 적극적인 찬성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이인제 배제에 대해서는 미묘한 입장차이를 보였다.

정동영 후보 선대위의 김현미 대변인은 "반부패 정신에 동의한다면 누구나 같이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인제 후보의 참여 여부는 차차 논의해 갈 문제"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인제 후보는 금산분리 원칙 철폐를 주장하는 분으로 (반부패 회동에 참여할) 자격이 없다"는 문국현 후보의 평가에 대해서도 "노코멘트"라고 말을 아꼈다.



당 안팎에서는 아무래도 충청,호남표를 의식해야 하는 정 후보측이 이인제 후보 배제 주장에 공개적으로 찬성하기 어렵지 않겠냐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반부패 연대를 고리로 한 범여권 통합에 이인제 후보는 따라오지 않아도 괜찮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예상치 못했던 이 전 총재의 등장으로 심대평 국민중심당 후보까지 살아나면서 경기-충청-호남(I자)을 잇는 '서부벨트 공략' 전략에 타격을 입고 있는 이인제 후보로서는 이래 저래 심기가 불편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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