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측 "이재오 사퇴는 완성 아닌 첫단추"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7.11.0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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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전 총재 출마 맞물려 李·朴 갈등 심화

흡사 '8.20 전당대회' 직후의 갈등 양상이 전개되는 듯한 모습이다.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 움직임과 맞물려 심화되고 있는 '친이(親李)' '친박(親朴)'간 갈등 얘기다.

이 전 총재의 출마로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 박근혜 전 대표측의 공세가 매섭다. 이 후보의 핵심 측근인 이재오 최고위원의 사퇴 요구가 핵심이다.



공식 입장은 아니지만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방호 사무총장의 '진퇴' 요구에 이어 정두언 의원의 이름까지 거론된다. 이 후보측에 대한 전면 총공세인 셈이다.

가장 큰 이유는 이 후보측의 '승자독식'에 대한 불만과 박탈감 때문이다. 하지만 이면에는 대선 이후를 염두에 둔 전략적 대응의 측면도 없지 않다.



올 12월 대선 이후의 당권 향배와 내년 총선 공천 문제까지 염두에 둔 '선공'이란 의미다.

박 전 대표측은 6일에도 이 후보측을 겨냥한 맹공을 이어갔다. 전날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후보와의 면담과 이재오 최고위원의 사과 수용을 거부한 것의 연장선이다.

박 전 대표측 유승민 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재오 최고위원의 사퇴가 화합의 첫 단추"라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사퇴를 화합의 완성이라고 보지 않으며 이 후보측에서 당의 화합을 위해 진정성 있는 가시적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이 최고위원의 사퇴는 '끝'이 아니라 당 화합의 '시발점'이라는 뜻이다.

유 의원은 "이 전 총재를 불필요하게 자극해서 정권교체에 도움이 안 되게 한 이 사무총장의 여러 가지 언행에 대해서도 문제 삼는 그런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친박 의원 중 일부는 이 후보의 복심으로 불리는 정두언 의원까지 '2선 후퇴'의 대상이 돼야 한다는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간 갈등의 핵심인 당권, 대권 분리 문제도 슬슬 표면화되고 있다. 유 의원은 이날 "당권.대권 분리는 대선이 끝나고는 독재.독점을 막기위해 오래 전부터 규정했던 것"이라며 "그 정신은 지켜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측에 대한 공세의 배경에 대선 이후 전개될 상황에 대한 우려가 짙게 깔려 있음을 시인한 셈이다.



유 의원은 그러나 "박 전 대표가 (당권을) 요구한다든가 그런 일은 없을 것이고, 당의 화합을 위해 그렇게 하면 그렇게 되는 것이고 그걸 요구하진 않았다"면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박 전 대표측 한 핵심측근은 "박 전 대표의 생각은 정권교체라는 대의에 반하는 이 후보측의 행동이나 말에 대해 근본적인 재검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어느 누구의 사퇴만으로 끝날 문제는 아니고 '진정성'있는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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