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이 투자 완료 후 불과 3개월 만에 '왜 빨리 연구결과가 나오지 않느냐'는 재촉을 듣고 나니 바이오 벤처사업, 특히 신약개발 사업이 거액의 투자와 중/장기적 연구개발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단지 투자사의 주가 부양 등을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감마저 들 정도였다. 한국에서 벤처기업을 시작하자마자 접한 시장의 혼탁함과 절박함은 이대로 필생의 목표를 접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가'라는 자책감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냉혹한 기업 비지니스 일선에서는 자기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전문성도 부족하고 자본여력도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바이오에 대한 환상만으로 사업 다각화라는 미명하에 고작 수억 또는 수십억 정도의 자본을 투자한 후 불과 몇 달만에 엄청난 반대급부를 바라는 일 자체가 어찌 보면 사업실패를 위한 보증수표에 다름 아닐 것이다.
바이오사업의 핵심은 '연구개발 (R&D)'이며, 그 가치는 '누가(who), 무슨 일(what)을 하는가'로 결정된다. 오랜 기초연구 결과를 수년에 걸쳐 꾸준히 사업화해나가야 하는 과정이 바이오 벤처인데, 연구&개발의 두가지 단계를 어떻게 불과 수개월이나 수년만에 달성할 수 있겠는가. 또 아무리 놀랍고 세계적으로 뛰어난 기술이 있다 한들 좋은 사람, 적합한 사람, 올바른 투자가를 만나지 못한다면 역시 백전백패하게 될 것임이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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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국의 바이오 분야 과학수준은 이제 세계적인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투자와 사업화 분야에 있어서 만큼은 아직도 언론플레이나 과장된 홍보 등을 통해 주가를 부양한 후 선량한 투자자들을 우롱하다가 단기간에 원하는 만큼의 실적이 나오지 않으면 경영권이나 지분을 매각하며 전형적인 머니게임을 벌이는 일부 '선수'들이 없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바이오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우수한 기술 못지 않게 정상적인 자금지원을 통해 충분한 시간과 안정된 연구개발 환경을 보장하는 건전한 투자여건이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기술을 뒷받침해 줄 좋은 투자자(right people)를 만나지 못한다면 사업의 성공은 보장할 수 없다.
세계적인 IT(정보기술) 기업인 구글의 성공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좋은 투자자들은 대부분의 스타트업 벤처기업이 공통적으로 겪는 경영능력과 자금력의 취약부분을 보완하며 창업자들이 비즈니스 일선에서 방향을 잃지 않고 목표지점을 향해 일로매진할 수 있도록 멘토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바이오 사업을 통한 미래가치의 극대화라는 긴 여정에 있어서, 기술과 자본은 끝까지 같이 가야할 상생(相生)과 협력의 공생관계이다.
'성공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을 가지고, 눈앞에 닥친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며, 끊임없이 신기술을 연구/개발하면서', 대학의 실험실에서 연구한 세계 최고수준의 연구개발 결과를 사업화하며 'Right People'과 함께 블록버스터급 바이오 신약 개발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