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머리숙여 사과"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2007.11.0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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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최측근인 이재오 최고위원이 5일 공개석상에서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을 향해 머리 숙여 사과했다.

최근 "당내에 아직 이명박 후보를 인정하지 않는 세력이 있는데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 등의 발언으로 당내 분란의 단초를 제공한 데 따른 것. 이 최고위원은 이 발언으로 박 전 대표로부터 "오만의 극치"라는 비난을 받았고 이 후보에게서도 호된 질책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이 최고위원은 '사과'라는 말을 수차례 언급하며 거듭 진정성을 전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그동안 저의 언행으로 인해서 마음이 상했거나 화가 나셨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저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가 한 일에 대해서 사과를 하고 그렇게 안 살았다"면서 "그런데 이번에는 박 전 대표께서 '오만의 극치'라고 말씀하시고 난 다음에 진짜 생각하기에 따라 오만이구나 그걸 내가 비로소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당내 분란을 일으킨 장본인으로서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린다"면서 "앞으로 제 언행으로 인해서 당이 시끄러워지는 일은 안 할 것을 약속한다"고 거듭 밝혔다. 이에 소속 의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지도부는 또 당내 분란을 끝내고 화합하고 있다는 모양새를 연출하는데 주력했다. 의원총회에서 강재섭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 김무성 이재오 김학원 전재희 정형근 최고위원이 모두 나와 손을 맞잡는 모습을 보인 게 대표적인 예.

그러나 이 최고위원의 사과만으로 당 분란이 종지부를 찍을 지는 미지수다. 박 전 대표측에서 제기한 이 최고위원의 2선 후퇴론에 대해 이 최고위원이 "제가 잘못한 것에 대해 잘못했다고 하는 게 원인에 대한 해결"이라면서 "전당대회에서 뽑힌 것이므로 사과와 관계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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