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美증시, 이번에도 금리인하 기대?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엄성원 기자 2007.11.0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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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시장불안에 인하 기대..달러, 유가, 금 추세강화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0월말 금리를 인하하며 올해 안으로 추가 인하는 없을 것임을 시사했지만, 시장이 극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임에 따라 그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1일 미국 다우지수는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대한 투자등급 하향조정, 엑슨모빌 실적 악화 등이 맞물리며 380포인트, 2.6%나 급락했다. 2일 소폭 반등했지만 높아진 변동성은 그대로였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연방기금금리 선물은 오는 12월 11일 FRB가 기준금리를 4.25%로 인하할 가능성을 60%에서 68%로 높게 반영했다. 인플레이션을 의식해 금리인하를 꺼리는 연준이 어쩔수 없이 또 움직일 것이라는 반응이었다.

◇달러 최저가, 금·유가는 기록적인 랠리
2일(현지시간) 달러/유로 환율은 유로화가 1999년 출범한 이후 사상처음으로 1.45달러선을 넘어섰다. 이날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보다 0.55%(0.79센트) 오른 1.4504로 마감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장중 한때 1.4528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원유도 상승 가도를 지속하며 100달러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12월 인도분 가격은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전일대비 2.61%(2.44)달러 급등한 배럴당 95.93달러로 장을 마쳤다. 유가는 전날 장중 한때 96.24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금값도 28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선물 11월 인도분 가격은 1.9%(15달러) 오른 온스당 805.7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980년 1월 873달러 이후 28년래 최고치다.

약달러와 유가와 금값 랠리가 한단계 강화된 흐름이다. 근본적인 배경에는 미국의 금리인하가 자리잡고 있다.


브라운 브러더스 해리먼&코의 외환 투자전략가인 윈 신은 "사람들은 최근 신용경색 상황이 지속되면서 FRB가 어쩔 수 없이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4분기 안으로 달러/유로 환율이 1.50달러대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용경색 4분기에도 계속 된다
이미 두 차례의 금리인하를 주도한 신용경색은 좀처럼 완화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메릴린치는 앞서 3분기 서브프라임 사태에 따른 모기지 부문 손실로 역사상 최대인 79억달러를 대손 상각 처리했고 스탠리 오닐 회장은 사임했다.



서브프라임 여파로 3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57% 급감한 씨티그룹 역시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자산 상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찰스 프린스 씨티그룹 CEO도 사실상 퇴진이 결정됐다.

문제는 월가 금융권 부진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도이치방크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마요는 1일 CNN머니와의 인터뷰에서 월가 투자은행들이 4분기 모기지 자산 부문에서 100억달러를 추가 대손 상각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요는 메릴린치와 씨티은행은 각각 40억달러의 추가상각이 예상되고 베어스턴스와 모간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와코비아 등도 추가 상각을 피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 금리 3%대 간다
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FRB를 당황케 하기에 충분하다. 이번 금리 인하는 기대했던 경기 진작 대신 고유가, 약달러 기조만 강화시켰다.

반면 우려했던 물가는 안정세다. 9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율은 연율 기준 1.8%로 FRB의 목표선 1~2% 안에 머물렀다. 전월 대비 상승률도 0.2%에 그쳤다. 추가금리인하에 무게가 실린 것이다. 영국 텔레그라프지는 이날 추가 금리 인하 여부가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그리고 어디까지 금리 인하가 계속될 지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지난해와 올해초 판매된 모기지의 경우 시간을 두고 부실 정도가 심하게 드러날 전망이다. 이 때문에 내년에도 미 금융권 부진과 주택시장 침체가 계속될 것이며 이에 따른 침체 우려에 대처하기 위해 기준금리가 3%대까지 내려갈 것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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