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산 비중이 90% 이상인 DM총괄과 생활가전 등을 빼면, 반도체에 편중됐던 이익이 정보통신과 LCD 부문으로 고루 퍼지면서 D램 가격의 변화에 민감하던 이익 구조에 변화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일반에 인식돼 온 '삼성전자=반도체 회사'라는 공식이 잘못됐다고 볼 수는 없다. 삼성전자의 핵심 4대 사업부문(반도체, 정보통신, LCD, 디지털미디어)이 분리된 2004년부터 분기별 영업이익 구조를 보면 반도체 부문에 대한 편중이 심했던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목적이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익을 많이 내는 사업부문을 집중적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4년 2/4분기 이후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50% 이상의 비중을 줄 곧 유지해왔던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 비중은 올 1/4분기부터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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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 실적이 좋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영업이익 2조원을 넘긴 시점들을 비교해보면, 사상최대의 이익을 남겼던 지난 2004년 1/4분기를 제외하면 삼성전자 전체 이익 중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훨씬 넘어서고 있다.
3조 73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2004년 2분기에 반도체의 이익비중은 전체의 58%였고, 같은 해 3분기(전체 영업익 2조 7400억원)에는 71%, 2005년 1분기(2조 1500억원) 65%, 3분기(2조 1300억원) 63%, 4분기(2조 1400억원) 76%, 2006년 4분기(2조 500억원)에는 81%에까지 도달했다.
실적이 좋을 때는 어김없이 반도체에서 많은 이익을 내는 구조였다. 물론 실적이 좋지 않을 때도 반도체가 다른 사업부문의 적자를 메우는 모습이었다. 2004년 4/4분기에 삼성전자가 1조 53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때는 반도체 부문의 이익은 1조 6000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보다 많았다. 반도체에서 낸 이익으로 다른 사업부문의 적자를 메우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올들어 이같은 영업 이익의 반도체 편중현상이 줄어들고 있다. 올 1/4분기 전체 이익 중 반도체가 차지한 비중이 46%였고, 2/4분기에는 36%, 3/4분기에는 44%였다. 3분기 연속 반도체의 이익비중이 전체 이익의 50%를 밑돌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두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 반도체의 이익이 줄어들어 비중이 낮아지는 것으로 볼 수도 있고, 다른 사업부문의 이익이 늘어나면서 반도체 이익비중이 준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올 1/4분기와 2/4분기는 전자의 해석이 맞지만, 3/4분기는 후자로 설명이 가능한 대목이다.
실적이 좋지 않았던 1/4분기와 2/4분기에는 반도체의 이익이 줄어들면서 이익 비중이 고루 분산됐다. 하지만 올 3/4분기는 다른 사업부문의 이익이 많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반도체가 차지하는 이익 비중이 40%대에 머물렀다.
이익구조가 분산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올 3/4분기는 영업이익 2조 700억원 중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44%에 머물렀고, LCD가 32%, 정보통신 부문이 29%를 차지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가장 바람직한 모습의 이익구조를 볼 수 있는 2004년 1/4분기와 비슷한 모습이다.
2004년 1/4분기의 영업이익은 분기기준으로 4조원을 넘어서는 최대실적을 올렸다. 이 당시 부문별 이익비중을 보면 반도체가 44%, LCD가 21%, 정보통신이 31%로 고루 분산된 모습이다. 당시 삼성전자 전체의 영업이익률은 27.8%로 제조업에서는 보기드문 높은 수준이다.
올 3/4분기의 이익구조가 지난 2004년 1/4분기와 닮아가고 있다는 점은 삼성전자 입장에서 고무적인 모습이다. 전체 이익이 높아지면서도 이익이 각 사업부문별로 고루 분포되고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