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공모주 투자 근간이 흔들린다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07.10.3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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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엠코리아·이엘케이 이틀째 下

최근 코스닥에 상장된 '새내기주'들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경우가 빈번해지면서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선호됐던 공모주 투자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30일 이엘케이 (10원 ▼11 -52.4%)이엠코리아 (2,085원 ▲5 +0.24%)는 나란히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했다. 29일 코스닥에 신규상장된 후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해 현 주가는 공모가의 65~8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들을 포함해 9월 이후 코스닥에 상장된 새내기주들은 에스에너지를 제외하고 모두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제이엠텔레콤의 공모가는 에스에너지(1만9000원)의 2배인 3만7000원이었으나 30일 종가는 1만7050원으로 공모가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에스에너지는 '태양광 테마'로 집중 조명을 받았지만 나머지는 대형주가 중심인 장세에서 관심을 받지 못했다.

특히 최근 공모주들의 주가가 상장 직후 잇따라 하락하는 양상이 반복되면서 공모주의 최대 장점이었던 '저가 매리트'도 설득력을 잃고 있다. 이 때문에 증권사가 수수료만 챙기려 공모가를 지나치게 부풀렸다는 지적과 함께 '풋백옵션'의 부활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다.



'풋백옵션'(Put Back Option)이란 상장 후 1개월내 주가가 공모가의 90% 밑으로 하락하면 상장주간 증권사가 주식을 공모가의 90% 가격에 되사주는 제도로, 지난 7월 IPO(기업공개)를 선진화한다는 이유로 폐지됐다.

공모가를 높이면 주간증권사의 수수료 수익이 늘게 되고 상장사는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증권사와 주간사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제도상 책임을 벗은 증권사가 무분별하게 '공모가 부풀리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높은 경쟁률과 유동성이 제한되는 위험을 감수하고 공모주 청약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본전도 못 건지는 사례가 빈발하면서 '공모주 투자'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급기야 지난 19일 마감한 이엘케이의 일반청약 경쟁률이 0.62대 1을 기록해 3년만에 청약이 미달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무선모뎀 제조업체 씨모텍은 최근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희망가(3만2000원~3만7000원)보다 30~40% 가량 낮은 2만3000원으로 공모가가 확정됐다. 주간사가 산정해 제시한 희망 공모가를 기관투자자들조차 고가로 판단한 셈이다.

코스닥 상장을 앞둔 한 법인의 임원은 "회사에 여유자금이 많아 굳이 추가로 조달할 이유가 없는 데도 주간사가 공모가를 너무 높게 책정하려 한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그 임원은 "공모가는 적정주가보다 할인해줘야 리스크를 감수한 초기 투자자들이 납득할 것"이라며 "실적으로 가치를 입증하고 주가가 이에 맞춰 장기적으로 상승해야 기업에게도 이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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