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사이에 박 전 대표의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일을 맞아 묘역을 참배하는가 한편, 박 전 대표의 '경선 승복'을 거듭해서 추켜세우는 진한 '구애'에 나섰다.
최근 불거진 이회창 전 총재 '출마설' 등과 관련해 박 전 대표의 '협조'가 절실한 당내 상황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 국립현충원내 박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헌화하고 분향했다. 공식 추도 행사가 열리기 전이어서 박 전 대표와 마주하지는 못했으나 측근들의 조언에 따라 일정을 쪼개 박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았다는 후문이다.
이 후보는 그러나 추도 후 몇몇 기자들과 만나 방문 배경을 묻는 질문에 "추도식이니까 왔지…"라고만 짧게 답했다.
"이전에도 (박 전 대통령 묘역을) 찾은 적이 있느냐"는 물음엔 "예전에도 왔었는데, 예전엔 더 일찍 왔다 갔으니까 사람들이 잘 몰랐지.."라고 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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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충남 병천의 아우내체육관에서 열린 대전·충남 국민성공 대장정에서도 이 후보의 '짝사랑'은 계속됐다.
이 후보는 "우리 박 전 대표가 훌륭한 정치의 모습을 대한민국에 보여줬다. 한나라당이 깨질 것으로 기대했던 사람들이 (경선 승복) 말 한 마디에 무릎을 탁 치면서 '큰일났네' 했다"며 박 전 대표를 한없이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저는 요즘 한나라당 당원이라는 게 매우 자랑스럽다"면서 "(신당은) 우리같이 치열한 경선을 하고 죽기살기로 싸워 서먹한 사람이 많은데 서먹할 필요없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씻고 가면 된다. 얼마나 자랑스럽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날 박 전 대표를 향한 이 후보의 '구애'를 어지러운 당내 상황과 연관시키는 분위기다.
대선을 50일 남짓 남겨둔 시점에 사실상 대권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회창 전 총재를 견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껄끄러운 관계에 있던 박 전 대표와의 완전한 화해를 꾀하고 대선에서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 내기 위한 행보라는 것이다.
이 후보의 한 핵심측근은 "이 후보가 박 전 대통령 묘역을 찾은 것은 박 전 대표에 대한 예우 차원이라고 보면 된다"며 "오늘 연설도 같은 맥락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