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카는 가라'..전기車 대세 바뀐다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7.10.24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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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 개발이 새 장을 맞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도심 인구 집중과 기후변화 우려가 갈수록 심화됨에 따라 하이브리드카가 아닌 순수한 의미의 전기자동차에 대한 욕구가 증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기 자동차는 휘발유와 전지(電池)를 같이 사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전지만을 사용하는 전기 전용 차량(이하 전용 차량)으로 양분된다.



GM과 토요타자동차가 하이브리카에 집중했다면 르노, 니산, 혼다 등은 전용 차량 개발에 열을 올렸다.

다음달 11일까지 계속되는 도쿄자동차에서도 이 같은 차이점을 실감할 수 있다.



토요타는 1997년 모터쇼에서 이목을 집중시켰던 양산향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의 개량형을 발표할 예정인 반면 닛산은 전용 차량 '피보'의 후속 모델 피보2를 내놓는다.

업계 선도업체들의 선택과 상관없이 최근 환경 기준 강화 추세와 고유가 등은 전용 차량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히 프랑스의 르노와 일본의 닛산은 전용 차량 등 신기술 개발을 위해 손을 잡고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을 출범시켰다. 르노-닛산은 더 나아가 미국 자동차 3사 중 한 곳을 제3의 동지로 받아들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


혼다자동차도 마찬가지. 사실상 하이브리드카 개발을 포기하고 전용 차량 개발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르노-닛산, 혼다 등은 하이브리드카가 환경 보호라는 전기자동차의 본래 목적을 만족시킬 수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 후쿠이 다케오 혼다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인터뷰를 통해 환경 측면에서뿐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도 하이브리드카에 비해 전용 차량이 월등하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유럽 등은 기후변화와 유가 상승 등으로 인해 자동차 배기가스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파리, 런던 등 일부 대도시는 도심의 '배기가스 제로'(zero-emission)까지 추진하고 있다. 인구가 밀집된 지역으로의 공해가스 배출차량 접근을 완전히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이 경우, 하이브리드카의 도심 접근은 불가능해진다.



그렇다고 디젤 자동차 생산이 지금 당장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전용 차량 상용화를 위해 남아 있는 기술적 난제들도 여전히 산더미다.

하지만 르노-닛산, 혼다 등은 전용 차량이 최후의 승자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곤 회장은 이날 하이브리드카가 북미, 유럽 등 주요시장의 배출가스 기준을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르면 2012년까지 전용 차량 모델 수 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곤 회장은 특히 유럽 대도시 운전자 중 15%가 도시를 거의 떠나지 않는다며 이들이 전용 차량의 주고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후쿠이 사장도 같은 생각이다. GM의 시보레 볼트와 같은 하이브리드카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료 엔진과 연료 탱크가 필요없는 전지 차량만이 최고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GM과 토요타는 전용 차량이 성능과 상업성에서 하이브리드카에 뒤진다는 판단 하에 수년 전 이미 전용 차량 개발에 대한 흥미를 버렸다.

GM이 전용 차량에 대한 애정을 잃게 된 데는 EV1의 실패가 큰 영향을 미쳤다. GM은 1996년부터 소량 생산해오던 EV1의 생산을 2000년 완전 중단했다. 이후 미국자동차 시장의 주역은 자연스럽게 SUV로 넘어갔다.

전용 차량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전지. 전용 차량에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는 안전성과 비용, 성능 등에서 모두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



노트북 등 소형 가전에 흔히 쓰이는 리튬이온전지는 쉽게 과열돼 폭발 위험을 안고 있다. 전지 자체의 비싼 가격도 문제다. 1회 충전으로 운행할 수 있는 거리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업계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동차기업과 전지 제조업체의 공동 보조를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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