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이상한 의총'··파병 찬성 확정 유보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7.10.2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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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화·배일도 반발..정부 동의안 제출후 당론확정키로

한나라당이 이라크 자이툰부대 파병연장 동의안에 대한 찬성 당론 확정을 '유보'했다.

24일 의원총회를 통해 사실상 '찬성' 당론을 확정하려 했으나 일부 의원들의 반발이 거셌다. 결국 정부가 동의안을 제출한 이후 찬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당론을 채택키로 하는 '이상한 모양새'가 연출됐다.

반대 의견 청취와 표결없이 '만장일치' 당론을 확정하려던 것이 '화근'이었다. 전날 파병 연장에 찬성 입장을 밝힌 이 후보는 처음으로 의총 단상에 올라 취지를 설명했다.



이 후보는 "한미관계도 매우 중요하고 앞으로 미래에 다가올 자원전쟁에 있어서 이라크와 매우 가까이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파병연장 찬성 당론 채택을 당부했다.

이 후보는 "(이라크) 전쟁이 끝나고 나면 세계가 자원 확보를 위해 경쟁을 할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중동 전체에 관심을 갖는 국가로 남는 게 중요하다. 한미관계, (이라크와의) 미래 관계, 전후 복구사업, 자원외교 등을 모두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의원총회를 앞두고 먼저 제 의견을 발표해 죄송하긴 하지만 그런 뜻을 참고해 주시면 좋겠다"며 파병 연장에 찬성해 줄 것을 당부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황진하 의원도 "결론적으로 정부의 (파병 기간) 1년 연장 주둔에 일리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거들었다. "이 후보가 갖고 계신 확실한 외교.안보 공약을 (당이) 적극 지지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어 단상에 오른 안상수 원내대표는 "박수를 통해 만장일치로 당론을 확정하자"고 제안했고 '찬성' 입장이 확정되는 듯했지만 고진화, 배일도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반대의견을 개진하려던 고 의원은 "오늘 (동의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위해) 회의를 하러 온 것 맞냐"며 반발했다. 배일도 의원도 "반대의견이 있다"며 문제를 삼고 나섰다.

그러자 이재오 최고위원이 "이 후보도 (찬성) 입장을 밝혔다. 아직 (정부의 파병연장) 동의안도 안 넘어왔는데 그때 가서 반대의견을 듣고 당론으로 할지 결정하면 된다"고 중재에 나서 한나라당은 결국 당론 확정을 미루기로 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사실상 당론으로 '채택'된 것이고, 정부의 동의안 제출 이후 반대의견을 수렴해 당론으로 '확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고 의원과 배 의원은 의총 후 무소속 임종인 의원과 민주노동당 이영순 의원 등 '파병연장'에 반대하는 의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한나라당의 찬성 입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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