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증시 조정, 단기냐 장기냐

유일한, 김유림 기자 2007.10.2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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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아시아 증시는 급락세를 보였지만 패닉은 아니었다. 아시아증시는 블랙(Black)이 아닌 '블리크(Bleak, 우울한)'한 월요일이 됐다.

배럴당 장중 90달러를 넘어선 유가 부담에다 지난주말 미국 증시가 서브프라임 우려, 기업 실적 둔화 등이 맞물리며 급락하자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세계 경제 및 금융시장을 지지해온 중국 증시까지 하락함에 따라 지난 8월과 다른 조정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 미증시가 우울한 월요일 진원지 : 블랙먼데이 20주년이었던 지난 19일 미증시는 기업 실적 부진과 장기화되고 있는 신용 위기, 장중 90달러를 넘은 국제유가, 1.43달러마저 붕괴된 달러 가치 추락 등이 한꺼번에 반영되며 급락했다. 다우지수는 2.6% 떨어졌다.

신용경색으로 월가의 대형 은행들 실적이 형편없는 것으로 나타나자 3/4분기 S&P500 기업들의 실적이 2002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S&P는 3분기 S&P500 기업 순익이 2.4% 감소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22일 아시아증시는 일본의 닛케이가 2.24%, 한국의 코스피가 3.36%, 대만의 가권이 2.61%, 홍콩의 항셍지수가 3.70% 급락했다. 중국증시도 상하이가 2.59%, 선전이 2.79% 급락했다.

◇ 8월과 다른점, 중국 흔들리고... : 8월 신용경색이 처음 글로벌 증시를 강타하던 당시 중국 증시는 건재함을 과시했다. 오히려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며 세계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중국증시도 하락했다. 이날 중국 증시는 3분기 경제성장률 발표를 앞두고 중앙은행이 올 들어 6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으로 급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26명의 이코노미스트를 설문한 결과 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평균치로 11.5%가 제시됐다고 보도했다. 이럴 경우 중국은 3분기 연속 11% 이상 성장하게 돼 인플레이션 우려로 또다시 금리를 인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다.


◇ 공은 다시 미국으로 : 이번 증시 조정의 원인은 아시아가 아니라 미국 등 선진시장에 있다. 또 새로운 악재가 등장한 것도 아니다. 그래서 단기 하락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익히 알려진 악재인 신용경색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

미국증시가 하락세를 끊는다면 이번 조정은 단기에 그치지만 미국증시가 계속 하락할 경우, 장기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뉴욕타임스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담보채권을 대규모로 묶어서 유동화한 부채담보부증권(CDO)이 투자자들에게 수익 지급을 중단하는 등 신용위기가 절정에 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이번에도 금리인하 약발 먹힐까 : 이번에도 기댈 곳은 연준뿐이다. 연준은 10월말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도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은 이달 말 연준이 금리를 낮출 가능성을 90%로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이 9월과 같을 지는 미지수다. 일부에서는 증시가 기력을 회복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지만 조셉 트레비사니 FX솔루션즈 수석 애널리스트는 "만약 FRB가 이달에 또 금리를 내린다면 투자자들은 안도하기보다는 미국 경기가 확실히 침체에 빠졌다고 인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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