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의 귀국에 개의치 않는다던 이 후보측이 의도적으로 김씨 귀국방해 작전에 나선 것 아니냐는 게 논란의 핵심. 이른바 '이중플레이' 의혹이다.
◇李측, 송환연기 또 시도= 이 후보측 법률대리인인 김백준 전 서울메트로 감사는 22일 미 연방지방법원에 김씨의 송환을 미뤄달라는 '재판개입 및 송환 연기신청(motion to intervene and stay)'를 냈다. 지난 14일 미 법원에 김씨의 항소포기 판결을 유예해달라고 신청한 데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이 후보측은 그러나 이날 김씨와 진행 중인 민사소송을 이유로 증인신문을 재요청, 김씨의 귀국을 막기 위해 전방위 작전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당황한 李 "귀국연기 반대"= 한나라당은 이중플레이 논란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주장이라면서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자칫 BBK 사건의 본질과 관련없는 논란으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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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대변인은 "정당한 증인신문 절차를 마치게 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지 김씨의 송환연기를 요청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첫 귀국 방해 논란 때의 해명과 유사하다.
그러면서도 파문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현지 변호사에 증인신문 재요청을 철회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 후보도 직접 입을 열었다. 이날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어떤 절차에 의해 (김씨의) 귀국이 늦어지는 데 대해 저는 반대한다"고 했다. 이번 송환 연기 요청에 자신의 의중이 전혀 실리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 李 '이중플레이' 맹공= 정치권에서는 그러나 당장 격한 비난 발언이 쏟아졌다. BBK 의혹을 통해 대반전을 노리고 있는 신당은 전방위 공세에 나섰다. 신당 오충일 대표는 이날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이 후보가 국내에서는 당당한 척 말하면서 뒤로는 김씨의 귀국을 방해하는 이중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는 일" "이 후보는 대통령을 할 자격이 없다"는 말도 나왔다. 이낙연 대변인도 "도대체 이 후보측은 당치않은 이중플레이를 언제까지 계속할 작정인가"라며 "이중플레이를 계속하면 할수록 이 후보의 BBK 연루의혹은 해소되지 못한 채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다"고 공격했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도 거들었다. "이명박 후보와 이 후보측 변호사가 엇갈린 말을 계속하고 있다. 이중플레이로 볼 수밖에 없다(민주당 유종필 대변인)" "이중플레이를 넘어 국민을 기만하는 행동(민노당 김형탁 대변인)"이라며 비판 행렬에 가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