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급등 주범, 알고보니...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2007.10.22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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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크선 운임료 1년간 169% 급등

원자재를 운송하는 벌크선 운임 비용이 고공비행을 계속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 이머징마켓의 원자재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를 실어나르는 벌크선이 부족 현상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2일 벌크선 운임이 계속 상승세를 보이면 결과적으로 운송료가 최종 소비재에 부과돼 물가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벌크선 운임지수인 BDI는 지난 10일 1만포인트를 넘어섰다. 일년간 상승률은 169%에 달한다. 3년 전만 해도 벌크선을 임대하는 비용은 하루 6만5000달러였지만 올 들어 세 배인 18만달러까지 올랐다.

벌크선 운임 비용이 상승하자 원자재 가격 자체 보다 운송 비용이 더 비싼 경우까지 등장했다. 브라질에서 생산되는 철광석 가격은 톤당 60달러인 반면 이를 아시아까지 운송하는데 드는 비용은 톤당 88달러다. 배 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이처럼 벌크선 운임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원인은 무엇보다 중국과 인도 등 개도국의 무역량이 증가하면서 벌크선을 임대하기가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항만이 붐비는 것도 운송료를 올리는 요인이다. 브라질 항구에서는 벌크선이 원자재를 싣거나 내리기 위해 항구 근처 바다에서 2주 정도 대기해야 한다. 최근 호주 항만에서도 131개 선박이 정박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원자재를 필요로 하는 중국 및 인도와 원자재 주생산지인 남미간 거리가 너무 멀어 운송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도 가격 압박 요인이다. 제프리인터내셔널의 크리스토퍼 콤브 애널리스트는 "주로 남미 국가에서 중국으로 수출하는데 거리가 너무 멀어 비용이 올라가는데 이것을 '톤-마일 효과(tone-mile effect)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아시아 지역의 올해 작황이 안 좋아 미국으로부터의 곡물 수입이 늘어난 것도 벌크선 운임 가격 상승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일부 호주 석탄 생산업체들은 수출을 줄여 전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세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네덜란드 알루미늄 생산 업체인 바이멧코의 크리스틴 우스트 최고경영자는 "운송비가 너무 비싸 루마니아에서 새로 광산을 오픈하려던 계획을 잠시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브루킹스연구소의 클리포드 윈스톤 이코노미스트는 "원자재 업체들에게 운송비용은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을 올리는 것으로 운송비 상승을 보상받으려 할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벌크선의 수주에서 인도까지 기간은 평균 36개월이기 때문에 부족 현상을 당장 메우기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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