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공은 다시 뉴욕으로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7.10.2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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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흐름, 글로벌증시 좌우한다

'블랙먼데이' 20주년을 전후로 세계 증시가 동반 급락하고 있다. 아시아증시는 22일 월요일 동반 조정받았다. 블랙먼데이는 아니었지만 매우 삭막한(bleak) 하루였다. 기업들의 실적 둔화까지 가세한 미국 증시도 걱정된다. 나스닥100 선물지수는 15포인트 가량 하락하고 있다.

어느 정도 수준에서 하락을 방어할 수 있을까. 멍든 아시아증시의 반등 역시 미증시 동향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스펙트럼은 참 다양하다. △설마 블랙먼데이와 같은 대폭락이 오겠느냐, 이벤트에 불과하다 △그때와 같은 대폭락은 아니겠지만 역사에 남을 만한 조정은 언제든지 가능하다 △2%대의 조정이 며칠 동안 계속 될 수 있다 △투자심리 냉각에 따른 일시적인 급락이다, 금리인하 이후 다시 안정을 회복할 것이다 △미국 경기 침체에 따라 조정이 장기화될 수 있다 등 천차만별이다.

혼란의 시기에 중심을 잡기 위해서는 가장 영리한 사람이나 상품 또는 그 무엇을 따아야한다. 시장에서 가장 똑똑한 그 무엇은 바로 머니(money)다. 돈이 몰리는 곳, 돈이 꺼리는 시장을 들여다보자.



◇돈, 미국은 떠나고 중국에는 넘친다
신용위기가 고조됐던 지난 8월 외국인들은 미국의 주식과 채권을 사상최고치 매도했다.

미재무부가 발표한 8월 해외자본유출입동향(Treasury International Capital;Tic)에 따르면 이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장외 거래, 단기 채권, 은행들의 달러 보유 등을 모두 합친 외국인의 순매도는 1630억달러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전달에는 943억달러가 순유입됐다.

장기 미국 국채와 기업채권, 주식 등은 694억달러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600억달러 순매수했을 것이란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는 결과이다. 순매도액은 러시아가 디폴트를 선언했던 지난 98년 이후 9년 만에 최대 금액이다.


서브프라임 부실에 따른 신용 위기가 심화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 금융시장에서 투자금을 대거 회수한 결과라고 분석됐다. 9월에는 매도 강도가 완화됐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는 가운데 분명한 것은 달러라면 무조건 사던 호시절은 확실하게 지났다는 사실이다.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사상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글로벌증시에서 달러화만큼 약세를 보이는 자산은 많지 않다.

미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반면 중국으로는 막대한 자금이 쏠린다. 특히 가까이 있는 한국으로부터 시중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 중국펀드 수탁액은(18일 기준) 14조2975억원으로 올들어 390% 급증했으며 최근 하룻새 3000억원 이상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많을 때는 4000억원이 넘는다.



인도펀드도 올해들어 수탁액이 94% 늘어난 1조2147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친디아(중국 인도)펀드 수탁액 1조1283억원을 합하면 중국, 인도펀드 수탁액은 16조6405억원으로 전체 해외주식형 수탁액 42조1727억원의 39.46%를 차지한다.

오랫동안 일본의 엔 캐리트레이드가 달러나 다른 통화 자산가치를 끌어올린 것과 마찬가지, 한국의 '원캐리'가 중국과 인도 증시를 올리는 혁혁한 공로를 세우고있는 셈이다. 미래에셋은 이점에서 볼 때 아시아시장의 '큰손'임에는 분명하다. 특히 '인도 증시는 미래가 끌어올렸다'는 과장은 상당부분 사실이다.

중국과 인도 증시는 올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올리고있다. 8월 신용경색 충격도 거의 받지 않았다.



22일에도 이들 증시는 약보합 수준으로 선전했다. 원캐리를 비롯한 수급의 힘이 크다. 원캐리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한국의 코스피지수는 3.4%나 무너졌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돈이 몰리는 쪽으로 가는 게 중요한 판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에게 소문이 나 이들이 돈을 움직일 때 언제든지 과도한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이때는 영리한 돈이 아니라 시류에 편승하는 돈일 뿐이다.

본토인들의 투기적인 매수와 원캐리 등으로 중국 증시가 급등하자 이를 보고 '눈먼 돈'까지 유입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않다.



그래서 현명한 투자자라면 먼저 들어간 영리한 돈이 빠져나가는 지를 긴장하고 지켜봐야한다.

◇미증시 기술주 실적에 기대..호재는 아니다
지난 금요일 3분기 실적을 공개한 야후의 바통은 애플,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등이 이어받는다. 신용경색에 그나마 적게 영향받는 기술주에 대한 기대는 어느 때보다 크다. 딱히 달리 기대할 만한 게 많지 않기 때문이다. 애플은 주당 86센트, TI는 50센트의 실적이 예상된다. 다수의 기업들이 실적 발표 이후 4분기나 내년 전망을 낮추고 있다. 신용경색이 이유다.

주목할 만한 경기지표는 없다.



다우지수는 120일 이동평균선에서 지지받은 상황이다. 380포인트 정도 아래에 있는 200일선의 지지가 중요하다. 20년전 다우지수 대폭락은 200일선 붕괴 다음날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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