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시장 부진, 보호vs 시장논리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07.10.2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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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가 하회 새내기주 잇따라... 안정적 고수익 투자 틀 깨져

최근 코스닥 공모주 시장에 먹구름이 잔뜩 드리워져 있다. 공모가를 밑도는 새내기주가 잇따르고 있다. 시장에선 "풋백옵션제를 없애 공모주 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풋백옵션제란 상장주관 증권사들이 상장뒤 주가가 떨어지면 일반청약자들의 주식을 공모가의 90%로 되사줘야 하는 제도다. 이러한 까닭에 개인들의 공모주 투자는 안정적 고수익이 보장되는 투자방법으로 여겨져 왔다.



◇풋백옵션 폐지가 시장혼란? =금융감독원은 올 7월부터 주식인수업 선진화 방안을 마련하며 풋백옵션제를 폐지시키고 상장주관 증권사들의 권한을 이전보다 한층 강화시켰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을 키우고자 하는 목적이었다.

하지만 애초에는 공모기업들의 공모가를 제대로 반영하고자 하는 취지였지만 풋백옵션제가 폐지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공모가 거품'이 발생한 것이다.



주관증권사가 공모가 결정에 전권을 갖고 있다 보니 증권사 입장에서는 높은 수수료를 얻기 위해 더 높은 공모가를 제시한다. 상장사 입장에서도 높은 공모가가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높은 공모가를 제시하는 증권사와 상장주관사 계약을 맺고 싶어한다. IB시장 선점을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도 일조하고 있다.

또한 9~10월 상장한 업체들의 공모가는 코스피 지수가 2000을 향해 치솟던 때라 상대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 높게 책정된 점도 없지 않아 있다.

공모가가 이렇게 높다보니 상장시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12일 상장한 성우전자의 공모가는 1만1000원이었지만 19일 종가는 6630원이었다. 반면 태양광 모듈업체인 에스에너지 (1,633원 ▼34 -2.04%)는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으로 공모가 1만9000원의 3배에 육박하는 5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공모주에 대한 '양극화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청약건수가 부족해 공모자체가 무산될 뻔한 일도 최근 발생했다. 지난 16일 공모마감이었던 현우산업은 오후 2시까지 청약건수가 153건에 불과했다. 상장을 위해서는 500건이상이 돼야 한다. 현우산업은 가까스로 555건을 채워 오는 25일 상장예정이다.



이렇다보니 회사쪽에서 '풋백옵션' 부활을 주장하기도 한다. 코스닥 상장을 앞둔 어느 회사의 임원은 "풋백옵션제 폐지가 오히려 시장 혼란을 부추기고, 주가 하락을 불러와 오히려 기업 이미지에 해가 된다"고 말했다.

◇공모주 부진, 원인은=시장에서는 '풋옵션제 폐지'외 공모주시장의 부진을 중소형주의 관심부재로 돌리기도 한다. 변동성이 크지만 최근 시황급등이 조선 플랜트 철강 등 대형주 위주로 진행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적어진 것도 공모주 시장 부진의 이유로 꼽힌다.

공모주 시장 부진에 대해 업계가 나서서 신규상장주를 보호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상장주가 시장에 처음 들어온 만큼 인큐베이터에 넣은 것처럼 어느정도 창투사의 매물리스크 등이 안정화될 때까지는 증권사가 나서 보호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본시장통합법 시대를 앞두고 시장건전을 위해서는 자본시장 논리에 따라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가 풋백옵션으로 물량을 떠안은 것은 '눈가리고 아웅'하기식으로 심리적 급락은 막겠지만 주가는 상장사의 실적, 업황호황 등을 근거로 결정되는 만큼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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