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솔직하지 않다. 마냥 좋아진다고 낙관론을 펴는데 결과는 말대로 나온 적이 없다. 살벌한 업황 속에서 무슨 전략을 펼치겠다는 것인지도 선명하지 않다."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와 LG전자 (110,100원 ▲600 +0.55%)에 대해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들이 내린 대조적인 평가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 주가 움직임에는 각각 `신뢰 디스카운트'와 `신뢰 프리미엄'이 묻어 있다는 생각이다. 삼성전자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정말 민망하게 급락하고 있다. 이에 비해 LG전자 주가는 증시 조정의 와중에서도 쑥쑥 오르는 힘을 발휘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예상 외의 실적을 `또한번의 과거행태 답습'으로 받아들인 것같다. 물론 삼성전자 발표 그대로가 진실일 수 있지만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 뇌리에 박혀있는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디스카운트가 생겼다고 본다. 삼성전자는 3분기 IR콘퍼런스에서 메모리반도체 투자를 1조4000억원 늘리겠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이란 설명이었는데 시장은 `아, 삼성전자가 라이벌 퇴출을 위한 최후의 일전을 선언한 것이구나'라는 식으로 해석했다. 그러한 평가는 주가하락에 속도를 붙여줬다.
지금 삼성전자의 모습은 남 용 부회장이 기용될 무렵의 LG전자 모습과 흡사하다. 당시 LG전자는 업황.경쟁환경과 조화되지 못한 전략과 압출식 판매드라이브로 흐르다 결국 좋지 못한 실적을 내고 재무제표의 진실성까지 시장에서 의심받았다. IR 역시 불투명하다고 소문났었다. 시장은 그러한 LG전자를 냉정하게 외면했다.
그러다 남 용 부회장이 등단한 후 완전히 달라졌다. 기술ㆍ조직ㆍ마케팅ㆍ브랜드 전략 등 모든 것을 고객ㆍ시장과 코드를 맞추며 줄일 것은 줄이고 나아갈 곳은 나아가 턴어라운드를 일궈냈다. IR도 달라져 나쁜 것은 나쁘다고 얘기를 하고 왜 그런지 투명하게 설명하는 기풍으로 바뀌었다. 그러한 솔직한 모습이 신뢰를 얻으며 시장의 평가도 180도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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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에서 기관투자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신뢰에 대한 프리미엄이 분명히 형성되고 있다. 시장은 기업의 모습이 비쳐지는 신뢰의 거울이다. 거울에 추하게 비쳐지면 시장에서 대접받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