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그룹재편시, 미래에셋 눈치봐야"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2007.10.16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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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제일모직.호텔신라.삼성證 10%이상 보유..삼성물산 매집중

삼성그룹의 상속작업과 지주사 도입 가능성 등 향후 지배구조의 재편 작업에는 증시의 거인 미래에셋의 역할이 결정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삼성그룹 계열사인 제일모직과 호텔신라, 삼성증권 등을 10% 이상 보유하고 있다. 이들 계열사는 이건희 회장의 자녀들이 재직하고 있는 회사들이거나 그룹 재편 과정 등에서 외연 확대가 점쳐지는 곳들이다.



또 삼성그룹의 지주사 후보군 중 첫손가락에 꼽히는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 지분도 연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은 최근 5일 연속 오르고 있는 삼성물산을 연일 사들이고 있다. 이달 초부터 15일까지 미래에셋증권 창구의 삼성물산 순매수 물량은 118만여주에 달해 2 ~ 3위 창구(삼성.UBS증권)의 5 ~ 6배에 이른다. 특히 삼성물산이 이부진 호텔신라 상무와 함께 삼성석유화학 지분을 함께 취득한 이후 순매수 물량은 83만여주에 달했다.



미래에셋증권 창구의 주문 수량의 전량이 미래에셋운용의 물량은 아니지만 최소한 절반 이상은 미래에셋의 물량으로 추정할 수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투자자문의 한 펀드 운용보고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을 통한 주식거래의 비중은 30~40%대에 달한다.

미래에셋의 삼성물산 보유 비중은 5.89%(920만여주, 9월3일 기준)로 추가 변동이 예상된다.

또 삼성 계열사 중 지배구조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제일모직 (0원 %)의 미래에셋 지분은 11.32%에 달해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삼성카드, 삼성문화재단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7.49%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미래에셋의 위력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그룹주 펀드로 널리 알려진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제일모직 지분은 10.04%에 그친다. 제일모직에는 이건희 회장의 둘째딸인 이서현 상무보가 재직하고 있다.


이부진 상무(이건희 회장 맏딸)의 호텔신라 (44,900원 0.00%)에 대한 미래에셋 지분은 14.26%로 삼성 계열사 지분(16.88%)에 육박한다. 미래에셋이 지난 9월 한달 동안 0.62%의 지분을 추가 취득한 사실을 고려하면 최대 주주과의 격차가 좁혀질 가능성도 있다. 이밖에 미래에셋은 삼성증권 10.43%도 갖고 있다고 최근 공시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이 그룹 재편 과정에서 주요주주인 미래에셋의 직간접적 요구를 무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이 기업경영에 대한 공모펀드의 과도한 영향력 행사는 자제할 것이라고 밝히고는 있지만 상속작업 등 주주가치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후보군으로 전자계열 지주회사(지주회사 삼성전자), 일반 제조계열 지주회사(삼성물산), 제일모직 그룹(제일모직), 금융그룹(삼성생명) 등을 꼽고 있어 이들 기업의 주요주주 미래에셋의 의중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 사안이 다르긴 하지만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동아제약의 경우에 분쟁 당사자들이 미래에셋(지분 7.9%)의 후원을 저마다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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