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2000시대, 대형주 비중 높여라

이건희 외부필자 2007.10.10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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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의 행복투자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7월말에 사상 최초로 2천 포인트를 넘었다가 조정을 받는 와중에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의 영향이 확산되면서 하락이 가속화되었고, 그 결과 1600대 초반까지 하락을 했었습니다.

많은 우려의 목소리들이 나왔었지만 이는 제한적인 수준의 문제일 뿐, 큰 시각으로는 글로벌 경제의 펀더멘탈상 근본적 변화는 아니기 때문에 적절한 대응만으로도 시장의 장기적인 추세에 본질적 훼손 없이 무사히 지나갈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증시 역사상 대세 상승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급락은 매우 좋은 매수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이제 1600대 초반에서 중기적인 바닥을 찍고 주식시장이 대세상승의 장기 추세선을 따라 재차 상승하면서 2천 포인트를 재탈환하였습니다. 단기 조정이야 언제라도 올 수 있지만, 9월 중순 부터는 시장 전체의 거래대금도 증가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중기 추세도 안정되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2천 포인트 시대가 안정되게 자리를 잡아가리라 예상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한편, 일반 투자가로서는 새로운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인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이미 시작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종합주가지수는 상승하면서도 자신의 계좌의 수익률은 시장의 상승률을 밑돌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2천 포인트에 안착한 이후에는, 수익률 면에서 시장의 중심 방향이 어디로 향하는 가를 파악하는 것이 시장의 전체적인 상승 여부를 파악하는 것보다 더 중요해질 수도 있습니다.

◆ 일단, 지난 3년간 (2004년 10월6일 ~ 2007년 10월9일)의 거래소 업종별 차트 현황을 살펴보겠습니다. 종합주가지수, 대형주, 중형주, 소형주 차트를 아래에서 비교해보면 소형주가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내었습니다.


주가 2000시대, 대형주 비중 높여라


2004년 10월6일로부터 약 1년 2개월이 지난 2005년 12월2일까지 종합주가지수의 상승률은 47.6%였습니다. 규모별로 보면 상승률이, 대형주는 44.4%, 중형주는 107.4%, 소형주는 150.9%였습니다. 종합주가지수의 상승률이나 대형주의 상승률보다 소형주의 상승률은 압도적으로 높아서 무려 3배에 달했습니다. 이 당시까지 많은 전문가들은 소형주는 피하고 대형주를 사라고 말했었습니다.

그러나 시장에 나타난 결과를 보면, 그 이전부터 관심을 별로 모으지 못해서 저평가 되어있던 소형주, 가치주, 고배당주 등을 중심으로 큰 폭의 상승이 꾸준히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종목들에 투자하던 개인투자가들은 시장의 상승률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거두었습니다. 펀드 시장에서도 가치주와 소형주 등에 투자하는 펀드들 중에서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는 펀드들이 등장하였습니다.

◆ 그로부터 다시 약 2년 지난 지금, 누적수익률 면에서는 소형주가 아직도 가장 높은 상태이지만 중형주나 대형주와의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음이 보입니다. 저평가된 가치주와 고배당주들은 회사의 상태가 변함이 없더라도 주가가 올라갈수록 저평가 된 정도가 줄어들게 되고 배당수익률이 하락하게 되므로 투자매력도가 점차 낮아지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준일을 2004년 10월6일이 아니라 2005년 12월2일로 바꾸어서, 지금까지 약 1년 10개월 동안의 상승률을 살펴본다면, (아래 차트에는 나타나 있지 않지만) 종합주가지수는 53.7%가 상승하였습니다. 대형주는 52.3%, 중형주는 71.5%, 소형주는 50.8%의 상승률입니다.



즉 최근 3년간의 누적수익률 면에서는 여전히 소형주, 중형주, 대형주의 순서이지만, 최근 1년 10개월의 상승률은 중형주, 대형주, 소형주로 바뀌었던 것입니다. 시장의 상승률을 초과할 수 있는 확률이 2~3년 전에는 소형주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었던 반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의 가능성이 점차 중형주로 이전되어 온 것입니다.

◆ 한편 아래 차트에서는 시장의 급락이 나타나기 직전인 지난 8월1일 이후의 수익률 변화를 살펴보겠습니다. 8월17일에 저점을 찍었을 때의 손실률은 중형주가 가장 컸었습니다. 즉 그동안 최대의 상승률을 기록하였던 업종이 최근 급락장에서는 최대의 손실률을 나타냈던 것입니다.

주가 2000시대, 대형주 비중 높여라
그 뒤 시장이 다시 상승하면서 10월9일까지 나타낸 누적수익률은, 종합주가지수가 8.49%, 대형주 9.68%, 중형주 3.83%, 소형주 1.93%입니다. 급락장에서 중형주에 비해서 대형주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시장이 상승 추세로 복귀한 뒤의 누적수익률이 현재로서는 대형주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더욱이 9월 중순 이후 대형주의 움직임은 중형주나 소형주에 비해서 더욱 탄탄한 것으로 관찰됩니다. 시간이 갈수록 소형주의 힘이 상대적으로 약화되어지고 있고, 중형주도 대형주보다는 다소 뒤떨어지는 모습입니다. 이러한 현상이 일시적인지 새로운 현상이 시장에서 자리 잡는 초동기인지는 아직까지는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 그러나 주식시장에서는 어떤 현상이 오래 지배하다가 점차 새로운 현상이 자리를 잡아가고, 새로운 현상이 다시 오랫동안 시장을 지배하는 경우가 흔히 나타납니다. 이런 관점에서, 현재 관찰되고 있는 현상이 일시적이 아니라 앞으로도 상당기간 시장을 지배할 수 있을 가능성에도 무게를 둘 필요성이 있습니다.

이는 시장에서 그동안 무척 오랜 기간에 걸쳐 대량으로 매도를 지속하던 외국인이 중립으로 돌아서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고, 펀드에서는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서 기존에 많이 편입되었던 대형주들을 계속 매수하거나 또는 수익률을 관리함에 따라 강화될 수 있는 현상입니다.



◆ 소형주 중에서 상당수 종목들이 최근 몇 년 동안 저평가된 상태로부터 시장 수익률을 크게 초과하면서 주가가 워낙 많이 올라왔기 때문에, 저평가라는 이유로 매기를 모으기에는 점차 부담이 따르고 있는 것도 대형주로 매수세가 늘어나는데 기여할 것입니다.

예전에는 작은 종목들 중에서 PER이 10 이하이거나 PBR이 1 이하인 종목들이 많았지만 그동안 주가의 큰 폭 상승으로 PER과 PBR이 상당히 올라간 종목들이 꽤 늘어났습니다.

작은 종목들 중에서 과거에 잘 올랐던 종목이라고 앞으로도 여전히 그들 종목을 무조건 투자대상으로 하기 보다는, 아직도 PER과 PBR이 충분히 낮은 종목들을 잘 찾아서 그들 종목으로만 투자를 국한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투자 포트폴리오 상으로는 대형주의 비중을 더 높이는 것이 앞으로의 장세에 유리한 대응 방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



◆ 대형주 업종은 전체적인 시세 움직임 면에서는 상당 기간 동안 중형주나 소형주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뒤떨어졌었지만, 조선업종이나 소재업종처럼 제한된 범위 내에서는 수년 동안 꾸준히 주가가 상승하여 큰 폭의 시세 분출을 한 종목군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처럼 PER과 PBR이 상당히 높은 수준까지 올라온 종목들이 아니라,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하였던 대형주 중에서는 가치 대비하여 주가 수준이 부담 없을 종목들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런 종목들은 시간의 문제일 뿐, 대세상승이 유효하다면 결국은 지금보다 더 큰 시세를 내 줄 가능성이 큽니다. 개인투자자라면 대형주 중에서 펀드에서 관리에 힘을 쓸 만한 기존의 주도 종목군에 일부 투자를 하면서도, 미래에 새로운 매기 집중이 가능한 종목군에 비중을 늘려가는 것이 향후 수익률 제고를 위해서 유리할 듯 합니다.



예를 들어서, 주가수준이 부담 없고 꾸준한 성장성도 예견되는 금융업종 중 우량 종목들을 조정시마다 매수를 하면서 기존의 포트폴리오를 변화시켜가는 것을 고려해 볼만 합니다

또한. 투자자금이 넉넉하다면 시장의 상승률을 웃돌 수 있는 수익률을 추구하기 위해서 지수나 대형주들에 대하여 상승방향으로 파생상품 투자를 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가끔 나타나는 단기적인 하락에 큰 충격 없이 견디기 위해서는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는 전체 투자자금의 일부에 국한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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