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스톱' 일주일, 鄭·孫·李 손익계산은?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7.10.09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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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 경찰수사 부담…李 역풍 우려…孫 반전 계기 오리무중

끝내 등을 돌릴 것 같던 손학규 정동영 이해찬 후보가 극적으로 다시 마주앉았다. 9일 라디오 토론이 열리고 첫 모바일 투표가 실시됐다.

'삐걱'거리다 못해 '올스톱'했던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이 마침내 재개된 결과다. 지난 2일 손학규 이해찬 후보의 경선 잠정중단 요구 이후 꼬박 일주일만이다.



그동안 경기는 중단됐고 선수간 난투극이 벌어졌다. 좀처럼 보이지 않던 고소고발 경쟁에 불이 붙고 극언도 난무했다. 후보간 불신과 감정의 골도 깊어졌다.

"세 후보 모두 피해를 봤으며 당이 치명상을 입었다"(정동영 후보)는 뼈아픈 자성이 보여주듯 승자는 없다는 평가다. 지난 일주일, 정동영 손학규 이해찬 세 후보는 각각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을까.



◇鄭, 경쟁력 확인했지만…= 정 후보로선 쏟아지는 불법선거 의혹에도 지지율에서 우위를 지켰다는 의의가 있다. 위기상황에서 지지층이 결집되는 효과를 본 셈이다.

그러나 경선 이후까지 많은 짐을 안게 된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경찰발 변수, 이른바 경풍(警風)이 특히 부담스럽다. 노무현 대통령 명의도용 사건 수사에 "200% 협조하겠다"는 것이 캠프 공식입장. 하지만 경찰수사의 대상이란 것 자체가 달가운 일은 아니다.

만약 1위를 지킨다면 경선 이후 손학규 이해찬 후보측을 어떻게 포용할 것인지도 숙제로 남는다.


◇李, 시간은 벌었지만…= 자칫 3위로 처져 대책 없이 경선을 마칠 수도 있었던 이 후보로선 4일 남았던 순회경선을 마지막날 동시경선으로 바꾼 게 큰 수확이다.

이렇게 되면 대세론에 떠밀릴 우려는 한결 줄어든다. 정 후보를 '동원·불법선거'로 몰아세우는 과정에서 개혁성도 뚜렷해졌다.



하지만 그 일주일간 지지율은 약간 떨어졌다. 경선판이 위태로워진 것 자체에 대한 부정적 여론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사이익'이 아니라 '역풍'이 걱정되는 지점이다.

한명숙 신기남 유시민 공동선대위원장이 총출동해 모바일선거 참여를 독려하고 있지만 그 표가 모두 '기호5번 이해찬'을 찍을 거란 보장은 없다.

◇孫, 반전을 기대하는데…= 최근 며칠 사이 손 후보는 음악에 맞춰 춤추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수도권 곳곳에서 모바일선거 참여를 권유하는 거리 캠페인에 적극 나선 것.



정 후보 사무실 압수수색 시도(6일)에 "선거기간에 후보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것이 어색한 것은 사실"(우상호 대변인)이라고 할 정도로 정동영 이해찬 두 진영의 전면전과는 거리를 뒀다.

그런 만큼 경선 파행 일주일간 손 후보가 특별히 손해 본 일은 없었다. 반면 딱히 얻은 것도 없다는 평가다. 진흙탕 싸움에 끼지 않고 참신성을 부각시킨 것은 성과다. 그러나 반전의 계기가 되기에는 미흡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손 후보측 역시 모바일 투표에 기대가 크다. '선거 운동 = 휴대전화 참여 캠페인'으로 정했을 정도다. 그러나 경선 시작 이후 여론지지율이 하락 추세인 게 부담이다. 이변을 일으킬 동력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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