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 증시, 신용위기는 다 지난 일?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7.10.08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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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론 우세… 美채권 베테랑들 "끝나지 않은 일"

'주식시장이 사상최고가 기록경신에 나섰다. 신용시장 위기를 마치 다 지난 역사인 것처럼 받아들이면서.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지난 주 이코노미스트지가 다룬 증시 전망 첫 문장이다.
증시를 둘러싼 상황은 안좋아지고 있지만 주가는 강하게 반등했다. 뉴스는 점점 안좋아지고 있다. 9월 후반 공개된 주택지표는 한마디로 자유낙하였다. 판매와 가격 모두 급락했다. 10월 첫날 미국과 유럽의 1위 금융기관인 씨티그룹과 UBS는 신용경색으로 부채관련 자산중 93억달러를 손실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증시는 악재를 외면하고 이상에 사로잡혔다. 씨티그룹의 막대한 손실이 발표된 당일 다우지수는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다. MSCI 이머징마켓지수도 신고가였다. 여름의 신용경색은 완전히 잊혀진 듯했다.



모간스탠리의 제러다 미낵 전략가는 "주식을 사라. 증시가 신용시장과 주택시장의 최악이 지났다는 반응을 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연준(FRB)가 나쁜 소식이 계속 나오면 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나쁜 경제 뉴스는 금리인하로 이어질 것이고 좋은 뉴스는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낙관론이 팽배하다는 것.

꾸준한 노력 끝에 은행들은 콜버그 크라비스 로버츠(KKR)가 퍼스트 데이타를 인수하는데 투입한 240억달러의 자금중 94억달러를 매각하는데 성공했다.



JP모간에 따르면 구조화 채권시장에서도 9월의 마지막 주 62억달러 규모의 거래가 있었다.

위험 선호 현상도 다시 나타났다. 캐리트레이드가 강화되며 호주와 뉴질랜드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고 안전자산을 대표하는 금값은 한때 2.5% 떨어지기도 했다.

미국 경제가 둔화되고 있지만 이머징 마켓을 비롯한 미국 외 지역의 성장은 변함이 없다는 간단한 논리가 먹혀들고 있다. 미국 기업들의 이익이 나쁘지 않을 것이며 특히 수출 기업들이나 다국적 기업들의 실적은 약달러와 함께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98년을 기억하는 투자자들은 연준의 금리인하 이후 증시가 급등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정말 신용경색은 구문이 되버린 것일까. 아쉽게도 모두가 이같은 낙관론에 동조하는 것은 아니다. 프리머스 게런티의 톰 재스퍼와 같은 채권 베테랑들은 "신용경색이 절대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무디스에 따르면 하이일드 채권과 미재무부 채권간 스프레드는 최고점에 비해서는 좁혀들었지만 6월보다는 여전히 높다. 단기 머니마켓시장에서도 정부가 자금을 조달할 때 지불하는 이자와 은행이 지불하는 이자의 갭은 평상시보다 크다. 이는 투자자들이 여전히 은행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투자로 손실을 입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주택시장 문제는 더 크다. 미결 주택 판매는 연간 21%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 집값은 더 떨어질 것이고 디폴트는 증가할 것이다. 주택소유자들은 모기지금리 상향 조정으로 더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이는 소비여력을 감소시킬 수 밖에 없다. 연준이 금리를 인하해도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다. 나타난다해도 12~18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모기지 금리는 눈에 띄게 내려가지 않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경기 침체 확률을 40%로 추정하는 상황이다.

기업실적이 좋다는 의견도 확실한 것은 아니다. 롱뷰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의 순이익은 국내 생산과 비교할 때 40년래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섰다. 다시말해 시간이 지나면 평균 수준으로 회귀할 국면이 왔다는 것이다.

약달러는 수출기업에게 호재지만 유럽 기업들에게는 악재다. 10월19일 G7 회담에서 유럽 국가들은 유로화 강세흐름을 반전시키기 위해 다양한 대응을 할 것이다. 니콜라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만이 유로화 강세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증시는 단기적으로 현존하는 신용 문제를 딛고 계속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외환시장의 붕괴 속에서도 지지선을 찾을 지는 많은 의심이 든다고 이코노미스트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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