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 해프닝' 금리인하 가능성 급감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7.10.0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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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가능성 72%→48%… 美채권수익률 급등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0.5%p 금리인하를 초래했던 8월 고용시장 부진이 통계누락에 따른 해프닝으로 결론나면서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당초 8월 비농업부문 고용자수는 10만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시장 기대와 정반대로 오히려 4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큰 충격을 던졌다.



이로 인해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촉발된 신용경색 위기가 실물 경제에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확산됐다.

결국 벤 버냉키 FRB 의장은 정치권과 경제계 등 각계 각층의 압박에 굴복, 금리 인하 반대 입장을 접고 시장 기대(0.25%p 인하) 보다 큰폭으로 금리를 0.5%p 인하했다.



미국 노동부의 잘못된 통계 발표로 FRB가 놀아난 셈이다.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하기에 너무나 큰 통계 오류였다.

5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의 통계 오류 수정이 발표되고 9월 고용이 예상을 상회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시장에서 금리 인하 기대감은 빠르게 사라졌다.

전문가들은 고용 사정 개선으로 소비자들이 주택 가격 하락의 완충 작용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낙관적인 분석도 나오고 있다.


베어스턴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존 라이딩은 "고용 지표 발표로 미국 경제가 모멘텀을 잃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FRB도 추가 금리인하를 행동으로 보이기보다 관망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용지표발표로 시장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급격히 사라지면서 미국 국채 수익률도 급등했다. 이날 10년만기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전날보다 12bp 오른 4.64%를 기록했다.



또 시카고상업거래소(CBOT)에서 거래되는 금리 선물 거래에서 10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72%에서 48%로 크게 낮아졌다.

그러나 시장은 추가 금리 인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생각보다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는다는 점에 더 주목했고, 증시는 랠리했다. S&P500지수는 14.75포인트(0.96%) 오른 1557.59로 마감하며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바클레이 캐피털의 이코노미스트인 줄리아 코로나도는 "고용지표 발표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완화됐다"면서 "이로 인해 10월 금리 인하 가능성도 희박해졌다"고 진단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8월 고용지표 수정에 고무됐다. 부시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이 49개월 연속 늘어난 것은 미국 역사상 유례없는 일"이라고 반색했다.

미션 레지덴셜의 이코노미스트인 리처드 무디는 "투자자들이 지난 8월 비농업부문 고용 감소에 너무 크게 반응했다. 이날 발표로 투자자들은 고용 성장의 단기적인 추세보다 장기적인 추세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FRB도 오는 31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여지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로선 아직 FRB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단언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9월 고용지표 호조로 시장이 FRB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전망을 재평가하게 됐지만 결론을 내리기는 이르다"면서 "지난 수개월간 민간 부문 고용 기조를 감안했을때 10월 FOMC 결과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표명했다.

경제정책리서치센터(CFEPR)의 이코노미스트인 딘 베이커도 "9월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고, 8월 고용지표도 수정돼 노동시장이 견조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그러나 제조업과 건설 부문 고용이 줄어든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베이커는 "제조업 부문 고용창출은 향후 수개월내 안정될 수 있지만, 건설 부문 고용창출이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일 것은 기정사실화돼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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