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옵션만기일 또 속을까?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07.10.05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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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만기 청산우려 비웃듯 반대로…소수편에 서라?

시장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시장의 생리를 두고 청개구리 심보라고 불평하기도 하지만 시장에 맞서지 않는게 돈을 버는 원리이기도 하다.

지난달 선물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매수차익거래(현물매수+선물매도)잔액이 사상 최고치에 쌓였을 때 증시는 이런 속성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3조~4조원의 매수차액잔액 중 적어도 만기일 1조원이상 매도차익거래(현물매도+선물매수)로 청산돼 지수 하락 압력을 키울 것이란 관측이 당시 대체적 시각이었다. 더구나 당시 원월물(12월물) 선물가격이 약세를 보여 롤오버(이월)될 물량도 적을 것이란 전망 상식적 판단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어떠했나? 오히려 선물옵션 만기일 차익거래는 3000억원이 넘는 순매수로 마감했다. 1조원 가량 매도차익할 것이란 예상을 보기 좋게 비웃은 셈이다. 물론 당시 매수차익거래의 청산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 시장 참여자도 있었지만 구체적 논거를 대지 못했다.

한 전업 투자자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 "지난해 말에도 대규모 매수차익이 청산될 거라고 해서 주식 비중을 줄였는데 결과적으로 속았죠. 매번 속는게 억울하던 차에 모두 만기일 매도차익청산이 쏟아져 지수가 하락할거라고 외치길래 반대로 콜 옵션에 투자해서 짭짤하게 벌었습니다."



그는 지수 상승에 배팅하는 콜옵션에 투자해 700%가 넘는 수익을 거뒀다는 얘기도 들려줬다.

왜 그럴까?. 증시엔 누구나 다 아는 뉴스는 '재료'가 아니라는 말이 있다. 언제 무슨일이 있을 것이란 호재가 알려지면 시장은 이를 선반영한다.

또 8대2 법칙처럼 시장의 소수에 편에 선 사람이 승자가 될 확률이 커진다. 다수가 같은 곳에 베팅할 땐 그만큼 얻을 이익도 적어진다. 증시는 정서적 영향에 좌지우지 되기도 한다. 시장의 주체가 감정을 가진 '사람'인 탓이다. 어느 순간 반전에 가까운 결과가 연출되는 것도 바로 인간 본성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미래에셋그룹 박현주 회장은 "소수의 편에 서라"고 말했다. 그래야 돈을 번다는 얘기다. '한국형 버핏'으로 꼽힐 만큼 투자의 달인으로 불리는 박 회장은 이런 시장의 생리를 몸소 체험했고 실천해 10년만에 회사의 자기자본을 225배로 키웠다.

매수차익잔액이 6조원을 넘어선 지금, 또 다시 옵션 만기일(11일) 대량 청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선물시장 강세에 따라 베이시스(선물가격-현물가격)가 오르자 매수차익거래로 자금이 끊임없이 들어오면서 잔액을 사상 최고치로 높여놨다. 차익거래 참여자들은 반대매매(매도차익거래) 기회가 여간해서 나오지 않자 옵션을 사용해 매도차익을 노리고 있다.

즉 선물매수와 합성선물매도(콜매도+풋매수)인 컨버젼 거래를 시도한다. 합성선물 포지션은 옵션만기일 주식매도와 함께 소멸돼 결과적으로 매도차익거래를 할수 있기때문이다.

최근 매수차익거래는 베이시스 3 이상에서 참여했고 컨버전은 2~2.2정도에서 7000억원 가량 유입됐다. 옵션만기일에 청산하면 이익이 남는 상황이다. 따라서 옵션 만기일에 주식매도 물량이 쏟아져 지수 하락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반대로 리버설의 기회가 나오면 컨버젼을 리버설로 전환하려는 시도가 많아질 것이고 이럴경우 매수차익거래가 그대로 유지되는 상황이 연출된다.이는 매수차익거래가 그대로 유지된 채 옵션간 반대매매를 한 모양새로 지수 하락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결국 대다수 증시 전문가들은 또다시 '양치기 소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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