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선물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매수차익거래(현물매수+선물매도)잔액이 사상 최고치에 쌓였을 때 증시는 이런 속성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3조~4조원의 매수차액잔액 중 적어도 만기일 1조원이상 매도차익거래(현물매도+선물매수)로 청산돼 지수 하락 압력을 키울 것이란 관측이 당시 대체적 시각이었다. 더구나 당시 원월물(12월물) 선물가격이 약세를 보여 롤오버(이월)될 물량도 적을 것이란 전망 상식적 판단이었다.
한 전업 투자자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 "지난해 말에도 대규모 매수차익이 청산될 거라고 해서 주식 비중을 줄였는데 결과적으로 속았죠. 매번 속는게 억울하던 차에 모두 만기일 매도차익청산이 쏟아져 지수가 하락할거라고 외치길래 반대로 콜 옵션에 투자해서 짭짤하게 벌었습니다."
왜 그럴까?. 증시엔 누구나 다 아는 뉴스는 '재료'가 아니라는 말이 있다. 언제 무슨일이 있을 것이란 호재가 알려지면 시장은 이를 선반영한다.
또 8대2 법칙처럼 시장의 소수에 편에 선 사람이 승자가 될 확률이 커진다. 다수가 같은 곳에 베팅할 땐 그만큼 얻을 이익도 적어진다. 증시는 정서적 영향에 좌지우지 되기도 한다. 시장의 주체가 감정을 가진 '사람'인 탓이다. 어느 순간 반전에 가까운 결과가 연출되는 것도 바로 인간 본성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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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그룹 박현주 회장은 "소수의 편에 서라"고 말했다. 그래야 돈을 번다는 얘기다. '한국형 버핏'으로 꼽힐 만큼 투자의 달인으로 불리는 박 회장은 이런 시장의 생리를 몸소 체험했고 실천해 10년만에 회사의 자기자본을 225배로 키웠다.
매수차익잔액이 6조원을 넘어선 지금, 또 다시 옵션 만기일(11일) 대량 청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선물시장 강세에 따라 베이시스(선물가격-현물가격)가 오르자 매수차익거래로 자금이 끊임없이 들어오면서 잔액을 사상 최고치로 높여놨다. 차익거래 참여자들은 반대매매(매도차익거래) 기회가 여간해서 나오지 않자 옵션을 사용해 매도차익을 노리고 있다.
즉 선물매수와 합성선물매도(콜매도+풋매수)인 컨버젼 거래를 시도한다. 합성선물 포지션은 옵션만기일 주식매도와 함께 소멸돼 결과적으로 매도차익거래를 할수 있기때문이다.
최근 매수차익거래는 베이시스 3 이상에서 참여했고 컨버전은 2~2.2정도에서 7000억원 가량 유입됐다. 옵션만기일에 청산하면 이익이 남는 상황이다. 따라서 옵션 만기일에 주식매도 물량이 쏟아져 지수 하락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반대로 리버설의 기회가 나오면 컨버젼을 리버설로 전환하려는 시도가 많아질 것이고 이럴경우 매수차익거래가 그대로 유지되는 상황이 연출된다.이는 매수차익거래가 그대로 유지된 채 옵션간 반대매매를 한 모양새로 지수 하락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결국 대다수 증시 전문가들은 또다시 '양치기 소년'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