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후보들의 '배수진(背水陣)'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2007.10.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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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유방의 책사였던 한신이 쓴 병법 중 하나가 '배수진(背水陣)'이다. 10만 병력을 이끌고 조나라 군대 20만명을 치러 갔을 때 썼던 전략.

강을 건너가 싸워야 하는 불리한 조건 하에서 내린 선택인데 상식을 벗어나는 전략이다. 병력 규모가 뒤진 상황에서 도망갈 곳도 없이 맞선다는 것은 바람 앞의 등불에 불과하기 때문.



그럼에도 한신은 2만 군사를 강 건너로 보내 배수진을 치게 했고 결국 20만 군대를 물리친다. 한신이 배수진을 친 배경은 자기 병력이 오합지졸에 불과했기 때문. 전면전으로 붙어봤자 패배가 뻔한 상황에서 편법을 쓴 것이자 '퇴로'를 없애 죽기 살기로 싸우도록 독려했다는 얘기다.

이런 연유로 '배수진'은 죽을 각오란 의미가 됐다. 한신이 '배수진'으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데는 2만명의 결사 항전뿐 아니라 적의 배후로 침투한 5000명의 기병과 이를 뒤이은 군사들의 힘도 컸다. 적들이 '배수진'을 친 아군을 공격하는 사이 몰래 기습한 게 또하나의 승인이었던 것.



'수비'를 아무리 잘 하더라도 비길 뿐 이길 수는 없는 이치와 같다. 최근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파행 과정에서 세명의 후보 캠프마다 '배수진'을 치고 있다. 그만큼 '결사 항전'의 의지를 강조하고 싶다는 의미로 들린다. 그리곤 온갖 무기와 수단을 동원, 공격도 가한다. 정말 '죽기 살기'다.

다만 '배수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죽을 각오와 기습 공격 외에 또하나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들은 모르고 있는 듯 하다. 빠른 공격을 하기 위해서는 '늪'이 아닌 '벌판'이 더 나은 법. '배수진'을 치더라도 물가의 여건을 잘 살펴야 한다.

헌데 지금 '경선판'은 난장판, 진흙탕 등이 돼 버린 상황. 이런 곳에서 배수진을 치면 결과는 '공멸'뿐이다. 본선에 가서 배수진을 쳐도 늦지 않다.


5일에도 신당의 세 후보의 공식 일정은 없다. 신당 일정에는 경기 일산의 합동연설회가 잡혀 있지만 후보없는 연설회는 무의미하다. 결국 5일과 주말이 분수령이 될 듯 하다. 다만 세 후보 모두 물밑으로는 모바일 선거인단 모집을 비롯 선거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부산 경남 방문 이틀째 일정을 소화한다.



[대통합민주신당]
-최고위원회의(오전 9시, 국회)
-경기도 합동 연설회(오후 2시, 일산 킨텍스)

[한나라당]
-의원총회(오전 10시, 국회)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
-학교운영위원협의회 위원장단 & 학부모회 회장단 티 타임(오전 10시)
-제7차 타운미팅 '교육'(오전 10시30분, 학산여고)



[손학규 후보]
-공식 일정 없음.

[정동영 후보]
-공식 일정 없음.

[이해찬 후보]
-공식 일정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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