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손잡고 조선 세계 1위 '사수'(상보)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2007.10.04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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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조선업 세계 1위를 사수하기 위해 손을 잡기로 했다.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투자처로 북한을 선택, 중국의 맹렬한 추격을 뿌리치겠다는 전략이다. 이럴 경우 조선사업에 있어 남북 협력이 일대 전기를 맞을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4일 서명한 '남북관계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에 따르면 남북 양측은 북측의 서해안 평양 인근 남포와 동해안 원산 인근 안변을 조선 협력사업 후보지로 선정하는데 합의했다.



국내 조선업계는 수주량이 전년동기대비 38.2% 증가하는 등 최근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현재 선박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머리와 꼬만을 자체제작하고 있다.
부지난과 인건비 부담, 국내 선박블록 제조사들의 조선소 전환 등으로 중국에 공장을 지어 몸통 부분인 블록을 조달하고 있다.

하지만 면세혜택 폐지, 인건비 상승 등으로 투자유인이 감소되고 있는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투자처가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국가적으로 조선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는 중국 현지에 공장을 세우는 것 자체가 세계 2위 조선강국으로 급부상한 중국의 성장을 돕고 있다는 비판이 만만치 않았다. 중국 조선업체들은 올 상반기 수주물량에서 한동안 한국 업체들을 추월하는 등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북측 역시 남포 소재 영남배수리공장을 대우해양조선 등에 공개하고 시설·장비 제공·기능인력 교육 등을 요청하는 등 적극적 의지를 표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은 그동안 20여 차례에 걸쳐 북측과 접촉해 투자를 위한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 역시 방북에 앞서 "남포 등 북한 조선소 대상 지역의 사회 간접자본이나 인력 조건 등이 중국 정도의 수준만 갖춰진다면 남포에 투자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남북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남측의 자본·기술과 북측의 우수한 인력이 결합, 남북 경제가 보완적 구조를 가지고 발전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남포 뿐 아니라 원산 인근지역인 안변의 경우 중국과 달리 수심이 깊고, 남측 조선소와 인접해 블록조선소 건립이 수월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곳은 북측의 안보부담도 덜한 지역이다. 남북 양측은 안변에 선박블록공장을 설립할 경우 북측 인력 1000~2000명을 고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南北 손잡고 조선 세계 1위 '사수'(상보)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북한은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곳으로 조선블록공장을 지을 경우 남북의 조선산업이 공동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한 뒤 "구체적인 내용은 남상태 사장이 복귀하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에 조선소를 건립하기 위해서는 북핵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 북한은 현재 테러지원국 명단에 포함됐다. 유엔 결의에 따라 대량 살상 무기에 사용될 수 있는 부품 및 기술 등의 전략물자는 테러지원국으로의 반입이 금지된 상태다. 선박 제조에 사용되는 부품은 이같은 전략물자에 해당된다. 북한 내 열악한 전력문제도 개선돼야 한다.



하지만 '10·3 북핵 6자회담' 2단계 이행조치에 따라 미국 정부가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를 놓고 의회와 협의에 들어감에 따라 성사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 보장 등 요구수준의 투자여건이 마련된다면 조선소 건립계획은 보다 구체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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