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탕 싸움' 신당, 실마리 안보인다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7.10.04 17:44
글자크기

지도부 '무기력'…孫·鄭·李 벼랑끝 대치 길어져

"금지약물 자격박탈"(이해찬 후보측)
"원인제공자 책임져라"(손학규 후보측)
"생떼부리기 그만해라"(정동영 후보측)

정동영 손학규 이해찬 등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후보간 대치가 장기화하고 있다. 남은 경선을 하루(14일)에 해치우겠다는 이른바 '원샷 경선'이 지난 3일 결정됐지만 해결은커녕 갈등만 커졌다.

좀처럼 지도부의 영(令)이 서지 않는 데다 후보간 '접점'도 찾기 어렵다.



손학규 이해찬 후보측에선 "일정만 미뤘지 문제 해결의지가 안보인다"고 지도부를 비난했다. 반면 정동영 후보측에선 "(일정 변경은) 말도 안된다"며 반발했다. 선수가 심판을 인정하지 않고 심판은 선수를 통제할 힘이 없는 상황인 탓이다.

이에 무기력한 지도부를 탓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정 변경이란 '대안'은 내놨지만 어느 후보에게도 이를 받아들일 만한 '명분'을 쥐어주지 못했다는 것.



이런 가운데 세 후보간 공방은 정치공세를 넘어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상처가 넓고 깊어 봉합을 하더라도 흉터가 크게 남을 것"이란 우려가 공감을 얻는 이유다.

◇상처받은 鄭 "쌩떼 지겹다"= 지도부의 원샷경선 결정 이후 자연스레 정동영 후보쪽으로 이목이 집중됐다. 지도부 결정을 거부하기 어려울 거란 관측이 많았다.

예상은 빗나갔다. 이날 정 후보측은 손학규·이해찬 후보측 불법선거운동 사례를 폭로했다. 당을 향해서도 "일정 변경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우리 지지자들은 6일 (전북) 투표장에 나갈 것"(김현미 대변인)이라고 쏘아붙였다. '정동영 죽이기' '쌩떼 억지'등의 공세도 취했다.


그 배경엔 당의 결정과정이 지나치게 일방적이었다는 '섭섭함'이 깔려있다. "정 후보가 경선 위기의 원인제공자"란 상대후보측 주장을 당이 수용한 듯한 인상을 준 것도 아픈 부분이다.

◇탄력받은 李, 鄭 때리기= 가장 공세적이다. 이 후보는 이날 "정당생활 20년만에 이렇게 타락한 선거는 처음"이라며 정 후보를 몰아세웠다. '불법선거'란 딱지를 정 후보에게 붙이겠단 전략이다.



평소 인터뷰에 인색했던 이 후보 스스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는 점도 눈 여겨볼 만하다. 정동영 손학규 후보는 캠프 의원들의 '대리전'만 치르며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상황. 주도권을 쥐겠다는 이 후보의 의지가 엿보인다.

지난 1일 밤 손학규 후보와 긴급회동 등 '승부수'가 먹혀들었으며 여세를 몰아 막판 역전도 가능하다는 계산을 마친 것으로 보인다.

◇손해없는 孫, 은근한 공세= 손학규 후보로선 잃을 게 없다. 오히려 얻은 게 많다.



별다른 돌파구를 찾지 못하다 며칠만에 "그래도 혹시"하는 기대를 갖게 됐다. 이른바 '정동영 대세론'에 제동이 걸린 것도 내심 바라고 있던 일이다.

하지만 전면에 나서는 건 여전히 부담스럽다. 지난번 자택칩거와 경선일정 거부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이었던 게 큰 이유다.

이 때문에 이해찬 후보측을 지원하는 정도로 공세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