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선언은 6.15보다 앞선 업그레이드版

머니투데이 최중혁 기자 2007.10.04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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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ㆍ내용, 양ㆍ질에서 큰 차이

10.4 선언은 6.15 선언의 후속 성격이 강하다.

선언문의 제1항도 '남과 북은 6.15 공동선언을 고수하고 적극 구현해 나간다'이다.

그러나 형식, 내용 측면에서 확실히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형식적으로는 정상회담, 선언문 직접서명, 공동발표라는 완결 구조를 갖췄다.

남북관계의 헌법 역할을 하고 있는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의 경우 총리급 회담에서 합의문을 채택해 정상의 재가를 얻는 형식이었다. 6.15 선언 또한 정상회담 후 직접 서명에 그치고 공동발표 형식은 갖추지 못했다.



내용 면에서도 양적, 질적 차이를 보이고 있다.

5개의 짧은 항목으로 구성된 6.15 선언의 경우 '남측의 연합제 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 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며 통일방안에 대해 합의를 이뤘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자 성과였다.

이렇듯 6.15 선언이 '통일'에 방점이 찍혔다면 10.4 선언은 '평화'에 방점이 찍혔다고 볼 수 있다.


선언문 제3항에서는 '군사적 적대관계를 종식시키고 한반도에서 긴장완화와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하였다'고 적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종전선언을 위한 관련국 3자 또는 4자의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6자회담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의 순조로운 이행 노력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실질적 진전 노력에 초점을 두겠다던 노 대통령의 출발 전 발언에 걸맞게 경제협력 분야 등 그 동안 남북간 합의가 있었음에도 지켜지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방안을 담았다는 점도 6.15보다 진일보한 부분이다.

6.15 선언은 '민족경제를 균형 발전시킨다'는 뼈대만 담겼을 뿐 구체적인 방안은 없었다.

다만 문안 대부분이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를 도용하고 있어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6.15 선언은 단문으로 된 5개 항목에 불과했지만 10.4 선언은 8개 항목에 각 항목마다 세부적인 내용이 담겨 방대하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남포 조선협력단지 등 새로운 내용도 많이 담겼다.

'군사적 보장 조치'라는 문구가 포함되는 등 경협 위협의 주범인 군사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뤘다는 점도 매우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강하게 요청했던 통행, 통신, 통관 등 이른바 3통 문제도 군사적 보장 조치가 없으면 공염불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번 선언문에는 '통행, 통신, 통관 문제를 비롯한 제반 제도적 보장조치들을 조속히 완비해 나가기로 했다'고 적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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