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김위원장 일정, 돌출행위? 전략?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2007.10.0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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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이 불가능한 지도자로 유명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면모가 '2007 남북정상회담'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3일 노무현 대통령과 김 위원장간 첫 정상회담은 당초 오전10시쯤 예정돼 있었지만 김 위원장이 30여분 일찍 회담장이자 노 대통령의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찾아오면서 회담도 자연스레 30분 남짓 앞당겨졌다.

이 같은 김 위원장의 오락가락 일정의 백미는 이날 오후 노 대통령에게 제안한 체류일정 연장 요청.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 도중 노 대통령의 평양 체류 일정을 하루 연장, 5일 아침 서울로 돌아갈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큰 일은 제가 결정하지만, 작은 일은 제가 결정하지 못한다"며 "의전˙경호 등과 상의해 통보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후 노 대통령은 당초대로 2박3일의 평양일정을 소화하고 4일 오후에 귀경키로 북측에 통보함으로써 결국 김 위원장의 제안은 헤프닝으로 끝났다. 김 위원장도 "충분히 대화를 나눴으니 (연장) 안해도 되겠다"며 "남측에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을 테니 본래대로 합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돌출행위의 전형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북측은 전날 노 대통령의 영접행사에서도 당초 남북이 합의했던 장소를 '3대헌장 기념탑'에서 '인민대학습당'으로 변경했다고 당일 오전 남측에 통보했고, 김 위원장의 행사 참석 여부도 준비기간 내내 함구하다가 당일 오전 4.25문화회관 앞 광장에 나올 것이라고 알려왔다. 당초 8월말에 열기로 했던 정상회담 기간도 북한의 수해로 인해 10월초로 연기된 바 있다.

회담장 안팎에서는 김 위원장의 예측불허 일정을 두고 동선이 사전에 노출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전략일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김 위원장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도 아무런 예고없이 순안공항에 나타났으며, 김대중 대통령과 승용차에 동승하는 예측불허의 행보를 보였다. 당시 북측은 6월13일로 합의했던 회담 날짜를 하루 전날 일방적으로 하루 늦춘다고 통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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