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 "북한 대학에서 문화,역사 연구기회 요청"

평양=공동취재단 기자 2007.10.0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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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 특별수행원 문화 예술 학계 분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문화 예술 학계 간담회에서 남측은 북측에 "남측의 학생들이 북측의 대학에서 전통문화와 역사를 연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 자리에서 남측 문화 예술 학계 대표로 참석한 이세웅 예술의 전당 이사장은 "앞으로의 남북 문화교류는 서로가 각자의 것을 나누는 수준을 벗어나 남북의 재능 있는 인재들이 함께 모여 예술을 창작하고 학문을 연구하는 단계로 질적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이 이사장은 "내년에는 중국에서 베이징 올림픽이 열린다"며 "남북공동 응원 및 예술공연 등 우리 민족의 우수성과 통일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세계에 과시할 수 있는 좋은 사업을 함께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고도 제안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간담회 후 남측 간사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북측은 대체로 6.15 정신과 민족문화 창달 등을 강조하는 선에서 그쳤다"고 말했다.

한편 북측 단장인 리종혁 조선통일연구원 원장은 본 간담회 시작에 앞서 김용옥 석좌교수를 '도올 선생'이라고 부르고 북측 인사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남측의 유홍준 청장 같은 일을 하는 분"이라고 말해 사전에 남측에 관한 상당한 수준의 지식을 축적한 것으로 보였다.



이날 간담회는 대체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지만 당초 예정보다 시간이 단축됐고 광범위한 분야를 다룬 탓에 의미 있는 합의를 도출하진 못했다. 하지만 양측은 문화 예술 학술 분야에 대한 교류 확대에 대해선 뜻을 같이했다.

김근식 교수는 "이만희 감독의 '만추' 같은 영화의 필름을 우리 측이 보유하고 있지 못한 데 반해 북측이 이를 보유하고 있어 문성근 씨가 필름 교환을 제안했고, 북측도 이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김 교수는 또 "광화문 복원에 필요한 조선 소나무를 백두산에서 베어 뗏목을 만들어 압록강에서 서해까지 가지고 오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북측도 좋은 생각이라고 답했다"면서 "이밖에 개성에 문화교류와 우리말 사전 편찬 등 공동작업을 위한 문화학술멀티플렉스 건설 이야기도 나왔다"고 소개했다.

이밖에 이수훈 동북아시대위원장은 남북간 국책연구소장 교류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남북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뭐가 필요한지를 공유하기 위해서라도 국책연구기관장들의 교류가 필요하다고 말해 긍정적 반응을 얻었고, 11월 경 방북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우리 측에서는 이 이사장 외에 소설가 조정래 씨, 판소리 명창인 안숙선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고 김일성 북한 주석을 만난 바 있는 고 문익환 목사의 아들로 영화진흥위원회 남북영화교류 추진소위원회 위원인 영화배우 문성근 씨, 신경림 시인, 문정인 연세대학교 교수, 김근식 경남대학교 교수, 김용옥 세명대학교 석좌교수, 학술단체협의회 공동대표인 안병욱 가톨릭대 교수, 이수훈 동북아시대위원회 위원장 등 총 10명이 참석했다.

또한 북측에서는 단장인 리종혁 원장 외에 송국남 사회과학원 부원장, 장혜명 작가동맹중앙위 부위원장, 김석환 문화성 문화보존관리국장, 조희승 사회과학원 소장, 리영호 조선예술촬영소 배우단 단장, 최광일 작가동맹 중앙위 과장, 림미화 사회과학원 연구원 등 총 8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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